국민의힘 당원 86.7%, '후보등록 이전 단일화' 찬성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예비후보가 7일 후보 단일화를 위해 한자리에 마주 앉았지만 아무런 합의 없이 약 75분 만에 결렬됐다.
한 예비후보가 이날 회담에서 오는 11일 대선후보 등록 마감 전에 단일화가 완료되지 않으면 등록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단일화 협상 시한은 나흘 가량 남은 상황이다.
김문수 후보는 이날 캠프에서 내놓은 입장문을 통해 "단일화 논의의 불씨를 이어가기 위해, 한덕수 후보에 내일 추가 회동을 제안 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한덕수 후보 측 이정현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을 통해 "최대한 기존 일정을 조정해 시간이 되는 대로 김 후보자를 만나겠다"고 화답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총회에서 "오늘 두 후보 간의 만남이 아무런 성과 없이끝났다"며 "경선 당시 김 후보는 신속한 단일화를 약속했다. 정치인이, 그것도 최고 정치를 지향하는 정치인의 중대한 약속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권 대표는 김 후보의 결단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단식농성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9시까지 실시한 국민의힘 당원 여론조사에서 '후보등록 이전 단일화'에 86.7%가 찬성했다. 응답자의 82.8%는 '후보 단일화가 필요하다'고 답변했다.
두 후보는 이날 오후 6시께부터 서울 종로구의 한 식당에서 배석자 없이 1시간 15분 가량 회담을 진행했다.
한 후보는 성과 없이 단일화 회동이 끝나자 회담장에서 먼저 퇴장했다.
한 후보 측 이정현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일단은 특별하게 합의된 사안은 없었다"며 "아까 한 후보가 입장 발표했던 그 내용대로 똑같다"며 "오후 기자회견 내용처럼 '당에서 단일화에 대해 입장을 정해달라. 입장을 정해주면 거기에 응할 것이고, 그 결과에 승복할 것'이라는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이 대변인은 '큰 틀에서 합의된 것이 있었는지'라는 질문을 받고 "구체적 결과는 없다"고 답변했고, '계속 협상이 이어질 것인지'에 대해선 "오늘은 결과가 없고 만나자는 이야기는 없었다"고 전했다.
정치권에서 한덕수 후보는 자신이 국민의힘 최종 후보로 확정된 상태에서만 대선에 나가겠다는 입장을 취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치열한 경선 과정을 거쳤던 국민의힘 예비 경선 후보들과는 달리 끝까지 '무임승차'하겠다는 뜻을 지닌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김 후보는 직접 회담 결과를 설명했다.
김 후보는 "제 나름대로 생각하는 단일화 방안에 대해 말씀드렸다"며 "한 후보는 '당에 다 맡겼다. 당이 하자는 대로 한다'는 말씀을 확고하고 반복적으로 했다"고 전했다.
그는 "의미 있는 진척이 없었다.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한 후보가 '4시 30분에 기자회견을 했고 그것이 전부이고 다 결정된 것이다. 더 할 것이 없고 더 진전된 것도 없다'고 하니 대화가 어려웠다"고 말했다.
김 후보는 "(한 후보가) 11일까지 진전이 없으면 본인이 등록을 안 하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럼 11일이 지나면 자동으로 단일화가 되는 거냐'고 하니, (한 후보가) '그렇다'고 했다. 본인은 '무소속으로 출마할 생각도 없고, 당에서는 (무소속) 등록 자체에 대한 계획이나 그런 것을 준비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고 밝혔다.
김 후보는 "이렇게 전혀 후보 등록할 생각이 없는 분을 누가 끌어냈나. 이 일을 누가 했느냐.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다"고 말했다.
이날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두 사람은 추가 회동 약속도 잡지 않았다.
김 후보는 "(한 후보가) '만날 필요가 더 있겠냐'고 했다"고 전했다. 이 대변인도 "다시 만나자 이야기는 오늘 없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