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원식 "지도자들부터 '포용·연대의 모범' 보여달라…'대결의 언어' 추방하자"

우원식 국회의장은 4일 "오늘 헌재의 결정은 어느 한쪽의 승리가 아니다. 헌법의 승리이고, 민주주의의 승리”라고 규정한 뒤 정치권에 "대립과 갈등 분열 부추기는 일체 행위를 중단해달라. 극단적 대결의 언어를 추방하자”고 당부했다.  

우 의장은 국회 의장 접견실에서 발표한 대국민 특별담화문을 통해 “오늘로 우리는 대한민국에서 그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할 수 없다는 것을 거듭 확인했다”며 “어떤 권력이라도 위헌·위법한 행위에는 반드시 책임을 묻는다는 원칙을 분명히 했다. 법치주의는 국민 주권과 민주주의를 실현하는 강력한 수단이고 누구도 흔들 수 없는 민주공화국의 근간”이라고 선언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충격적인 상황에서도 헌법 절차에 따라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방법으로 헌정질서를 바로 세웠다. 대한민국은 권력이 국민을 위해서 바르게 행사되도록 통제하는 제도적 역량, 국민적 역량이 강한 나라임을 입증했다"며 "대외적으로도 성숙한 민주주의 역량을 입증했다. 헌법 절차에 따라 민주적이고 평화적인 절차에 따라 헌정질서를 바로 세웠다”고 평가했다.

이어 “대한민국 헌정사는 국민주권을 확립하고 확대해 온 역사다. 그 도도한 물결을 거스르려는 시도는 반드시 실패한다”며 “오늘의 결정은 후대에 엄중한 본보기를 남김으로써 대한민국을 더 단단한 민주국가로 이끌고 역사적 비극이 반복되지 않도록 우리를 인도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아울러 “무엇보다 국민 여러분의 용기와 헌신이 오늘을 이끌었다”며 “주권자 국민이 있어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이고, 위대한 국민이 있어 대한민국은 이제 새로운 단계로 나아간다”고 강조했다.

우 의장은 우리 사회가 지난 4개월 분열하고 갈등한 점, 커진 민생 고통, 현실화한 글로벌 관세전쟁 등을 과제로 꼽았다. 대외신인도와 경제성장률 하락 위험이 커지면서 경제가 활력을 찾고 민생이 안정되기까지 얼마나 걸릴지 장담하기가 어렵다고 우려했다.

그는 “마음이 무겁지만 국회부터 중심을 잡겠다”며 “각 정당 간, 국회와 정부 간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국정 공백을 최소화하겠다”고 다짐했다.

탄핵 정국 기간에 더욱 치열하게 맞붙은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조국혁신당 등 각 당에도 자제를 당부했다.

우 의장은 “현재로서는 국회가 민주적 정통성을 가진 유일한 기관”이라며 “국회부터 중심을 잡겠다”고 약속했다.

그는 “특별히 각 정당과 정치권에 요청한다”며 “정치적 입장의 차이와 갈등을 헌법과 법률의 틀 안에서 해소하고 다양성을 경쟁력으로 승화하는게 정치의 일”이라고 단언했다.

이어 “대립과 갈등, 분열을 부추기는 일체의 행위를 중단하자. 극단적 대결의 언어를 추방하자”며 “당장은 (극단적 발언이) 표를 얻는 것처럼 보이겠지만 정치 기반과 사회 신뢰를 무너뜨린다. 태도가 리더십이다. 지도자부터 통합의 리더십으로 지칠대로 지친 국민의 마음에 위안이 되어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새로운 정부의 연착륙을 돕기 위해 지금부터 국회가 할 일을 제시했다.

우 의장은 “가쁘게 진행될 대통령 선거 일정이 국정 현안의 블랙홀이 되지 않도록 국회-정부 국정협의회가 분명한 역할을 해야 한다"며 "신속한 추경을 비롯해 당면 과제를 빈틈없이 챙겨야 새로 출범할 정부가 빠르게 연착륙하고, 민생과 경제, 통상외교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에 제대로 국정역량을 투입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부와 정당, 국회가 함께, 책임감과 경각심을 가지고 현안을 지혜롭게 풀어가도록 힘을 모아주시길 부탁드린다”고 요청했다.

조기대선와 관련, “선거가 공정하고 안전하게 치러지도록 관련 부처와 기관은 만전을 기해주시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지금 대한민국이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문제는 극단적인 갈등과 분열을 해소하는 것”이라며 “상처가 깊고 아파 회복하고 치유하는 길이 아니면, 앞으로 나아갈 수 없다. 오늘의 결정이 대한민국의 새로운 전기가 되도록 함께하자”고 밝혔다.

우 의장은 “나라를 걱정하는 마음에는 좌우도, 성별도, 계층도, 지역도, 세대도, 종교도 없으나 그 모든 마음을 모으기 위해서 꼭 필요한 것은 있다”며 “의견이 달라도 서로를 존중하고, 우리 모두가 대한민국 국민이라는 사실을 잊지 않는 것. 혐오와 적대, 배제와 폭력을 단호히 거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지도자들부터 포용과 연대의 모범을 보여달라. 통합의 리더십으로 지칠 대로 지친 국민의 마음에 위안이 되어주기를 간곡히 바란다”고 재차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우 의장은 “세계가 놀란 민주주의 역량, 위기극복 역량이 우리 안에 있다. 대한국민의 자부심으로, 세계 민주주의의 본보기로 모두 함께 나아가자”고 제안했다

한편 헌법재판소 판결로 4일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윤석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여러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너무나 안타깝고 죄송하다”는 서면 입장문을 내놓았다.

윤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법률 대리인단을 통해 “사랑하는 대한민국과 국민 여러분을 위해 늘 기도하겠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 그동안 대한민국을 위해 일할 수 있어서 큰 영광이었다”며 “많이 부족한 저를 지지해 주시고 응원해 주신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