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번째 대선 출마 선언…'K-이니셔티브' 추구하며 경제성장·생명 중시·국익우선 외교 '집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10일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이번 대통령선거에 출마한다고 선언했다. 

지난 9일 당대표직에서 물러난 이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 글과 영상 메시지를 통해 "위대한 대한민국의 훌륭한 도구, 최고의 도구 이재명이 되겠다"며 지난 2017년과 2022년에 이은 세 번째로 대권 도전에 나섰다.

이 전 대표는 페이스북 글에서 '이제부터 진짜 대한민국'을  "대한민국(大韓民國)이라는 국호 그대로, 위대하고 자랑스런 국민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나라.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희망을 가지고 행복한 삶을 꿈꾸는 주권자의 나라"로 정의했다.

그는 "국가적 역경이 닥칠 때마다 위기를 더 큰 재도약의 디딤돌로 만든 국민이 있기에, 내란마저 극복하고 세계를 선도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낼 수 있으리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위대한 대한국민의 훌륭한 도구가 되겠다'는 제목의 이번 영상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촬영됐다. 영상 메시지는 다큐멘터리 형식을 빌린 인터뷰 방식으로 약 11분 40초 길이로 제작됐다. 이 전 대표가 '영상 출사표'를 던진 것은 지난 대선에 이어 두 번째다.

이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유튜브를 통해 공개한 영상은 "피청구인 대통령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문형배 헌재소장 권한대행의 지난 4일 탄핵심판 선고 음성과 '국민들은 마침내 무도한 권력을 끌어내렸다'는 자막이 교차하며 시작됐다. 

이어 윤 전 대통령 파면 선고에 기뻐하는 시민들의 모습이 '국민들은 아직 봄을 기다리고 있다'는 자막과 함께 나오고, 봄의 상징인 벚꽃과 함께 이 전 대표가 밝은색 옷차림으로 등장했다.

이 전 대표는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위대함은 헌법 제도 그 자체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제도를 가지고 사는 우리 국민 스스로의 위대함"이라며 "깊고 깊었던 겨울을 국민이 깨고 나오는 중이다. 따뜻한 봄날을 꼭 (함께) 만들었으면 한다"고 출마의 변을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이라고 하는 국호에는 정말 큰 뜻이 담겨 있다. ‘민국’, 국민의 나라, 민중의 나라다. '민'은 평범한 사람들, 평범한 사람들의 작지만 큰 나라"라고 규정했다.

이어 "수많은 평범한 사람들이 희망을 품고 행복한 삶을 꿈꾸는 세상이 진정한 봄날 아니겠나. 그냥 이름만 있는 대한민국이 아니라 진짜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며 "그런 대한민국은 대한국민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위대한 대한국민의 훌륭한 도구, 최고의 도구 이재명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는 영상에서 세계를 선도하겠다는 'K-이니셔티브(initiative)'라는 새로운 국가 비전을 제시했다.  국가적 역경이 닥칠 때마다 위기를 더 큰 재도약의 디딤돌로 만들어낸 우리 국민의 역량과 잠재력이라면 내란마저 극복하고 세계를 선도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낼 수 있음을 부각했다. 

그는 "대한민국이 규모는 작지만 소프트파워 측면에서 세계를 여러 영역에서 선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나라를 꼭 만들어보고 싶다"며 "세계를 선도하는 여러 영역을 K-이니셔티브라고 통칭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문화 영역에서 세계를 상당 부분 선도하고 있지 않나. K-컬처, 한류라고 보통 부르지 않나”라며 “두 번에 걸친 촛불혁명, 빛의 혁명을 통해 무혈의 평화혁명으로 현실 권력을 끌어내리는 세계사에 없는 이런 일들이 민주주의의 이름으로 이루어졌지 않나”라면서 ‘K-민주주의’라고 언급했다.

아울러 “대한민국이 세계를 선도하는 여러 영역들이 있다고 본다. 이런 것들을 저는 K-이니셔티브라고 통칭하고 싶다”며 “우리가 비록 규모는 작지만 소프트파워 측면에서는 세계를 여러 영역에서 선도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 나라를 한 번 꼭 만들어보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 전 대표는 대통령에 당선된 뒤 추진할 3대 목표로 ▲ 경제성장 ▲ 생명 중시 ▲ 국익우선 외교를 제시했다.

사회적 갈등의 핵심 원인을 '경제적 양극화'로 진단한 뒤 해법으로 국가적 차원의 대대적인 투자를 통한 성장 회복을 제시했다.

그는 “대립 갈등이 지금 아주 크다. 아주 근본적인 것은 경제적인 것”이라며 “소위 양극화, 불평등, 격차, 이게 너무 커졌다고 진단했다.

또한 "우리 사회가 총량으로는 과거보다는 더 많은 걸 가지고 있게 됐는데, 개별적으로 보면 그게 너무 많이 한 군데에 몰려 있다”며 “이게 갈등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첫 번째 목표로 ‘경제성장’을 제시했다. 자신의 공략 포인트가 중도층이라는 점을 천명한 셈이다. 

이 전 대표는 "전 세계적으로 성장률 자체가 떨어져 민간 영역만으로는 경제가 제대로 유지·발전되기 어렵다"며 "정부의 영역이 중요한데 거의 3년간 정부는 경제를 방치했다"고 현 정부를 비판했다.

이어 "정부 단위의 인력 양성, 대대적인 기술, 연구개발 투자, 스타트업이나 벤처기업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하면 다시 또 살아날 수 있다. 너무 좌절할 필요가 없다"고 자신했다.

경제성장 방법과 관련,  지난 1월 신년 기자회견에서 내놓았던 ‘잘사니즘’을 꺼내면서 실용주의도 강조했다.

이 전 대표는 “먹고 사는 문제가 가장 중요하다. 이건 사실 매우 기능적이고 물질적인 것”이라며 “잘사니즘이라고 하면 좀 더 가치 지향적이고 좀 정신적이고 고통 없는 삶을 넘어선 더 행복한 삶을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는 것). 민생 살리는데 색깔이 무슨 의미인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빨간색이냐, 파란색이냐, 어떤 정책이 누구의 생각에서 시작된 것이냐 하는 것은 특별한 의미가 없다"며 "어떤 게 더 유용하고 어떤 게 더 필요하느냐 이게 최고의 기준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생명의 중요성을 언급했다.

이 전 대표는 “생명, 안전을 유지해야 그 다음 단계, 더 나은 삶, 행복한 삶을 꿈꿀 수 있다. 재난이나 사회적 위기 때 피해를 입는 것은 힘겹고 못살고 어려운 사람 순”이라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정부와 국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영남 지역을 강타한 산불을 되새기며 정부 잘못을 지적했다. 

이 전 대표는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것은 정부가, 국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며 "뭐든지 생각해보면 우리가 조금 더 신경을 썼더라면 막을 수 있는 사고다. 누가 얼마나 체계적으로 신속하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피해는 매우 적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외교 문제와 관련, “현실적으로 보면 한미동맹 매우 중요하고 또 한미일 협력 관계도 매우 중요하다”며 “그 속에 일관되는 원칙은 대한민국의 국익이 최우선”이라고 밝혔다.

이어 "특히 이제는 국가 간 경쟁이 사실상 기업 간 경쟁과 거의 같아졌다. 기업과 정부의 역할 분담, 협력이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영상에는 비상계엄 선포 후 이 전 대표가 국회에서 숙식하며 비상대기할 때 사용한 간이침대와 책상 등이 놓인 국회 사무실 모습도 담겼다.

영상은 '지금은 이재명'이라는 문구와 함께 마무리됐다. 이 문구는 앞으로 선거 과정에서 공식 슬로건과 함께 보조 슬로건으로 활용될 전망이다.

이 전 대표 측은 "국민과 함께 만들고 싶은 나라는 한 마디로 '진짜 대한민국'이라는 키워드로 압축된다"며 "대한민국이라는 국호에 담긴 '위대하고 자랑스러운 국민의 자주적이고 민주적인 나라'라는 의미가 상식적으로 통용되는 진정한 주권자의 나라를 만들고 싶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는 "K-이니셔티브로 세계를 주도하겠다는 다소 도발적인 메시지"라며 "시대 정신이 지금은 이재명이라는 점도 계속해서 강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전 대표는 11일 오전 10시 국회 소통관에서 비전 발표회를 갖고 취재진 앞에서 대선 포부를 설명하고, 이번 대선 공식 슬로건도 공개할 계획이다. 당내 경선을 위한 ‘이재명 캠프’ 인선도 발표할 예정이다. 

이 전 대표는 서울 여의도 국회 근처에 있는 용산빌딩에 캠프 사무소를  차렸다.

저작권자 © 퍼블릭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