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경쟁 단점 영향…정부 개입 통해 제품 개발헤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가 올해에도 강원도에서 발생했다.
조류인플루엔자는 농림축산부에서 예방법을 마련하여 농가에 보급하고 있으나 해마다 반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이 전염병을 예방할 수 있는 추가적인 기술이 있다. 한국 벤처회사에서 개발한 '양돈 양계 생장촉진 효능을 갖는 고초균 생균제제 생산기술'이다. 농림축산신기술인증까지 받았다.
문제는 이 기술이 지난 2년 동안 사용되지 못한 채 잊혀졌다는 점이다. 이 기술은 전염병만 예방하는 것이 아니라 생산성을 높여주므로 농가와 사회 모두에 이로운 방법이다. 이처럼 해결할 수 있는 기술이 있는데도 여전히 발생하는 이유는 농림축산부의 노력이 부족한 탓이 아니라 시장경쟁의 단점 때문이다.
생육촉진제로 사용하는 일부 사료보조제는 면역력 강화를 촉진,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도와준다. 이런 제품은 값이 비싼 외국산 외에도 저렴한 한국산 400가지 이상이 판매되고 있다.
농장주들은 몇 년간 기존 사료보조제를 사용해 본 경험을 바탕으로 이런 부류의 제품은 모두 비용 대비 사용할 가치가 없다고 확신하고 있다. 지방정부에서 거의 무료로 제공한 제품들은 신뢰성 문제를 더 악화시켰다. 결과적으로 효능이 우수한 신제품을 개발해도 농장주들을 설득시키기 어렵게 되었다. 깨어진 신뢰성을 회복하려면 농가들에게 비용 대비 효능에 대한 확신을 주어야 한다.
농가에서는 가금류의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 조류인플루엔자에 효능이 없는 항생제를 사용한다. 조류인플루엔자를 예방하는 데이터를 제공할 수 있는 생육촉진 제품이 없기에 항생제 사용을 단속할 수 없다.
조류인플루엔자 예방용 신제품을 개발해도 증거자료를 만들기 어렵다. 국내에 시험시설이 없기에 자금력이 약한 소규모 회사에서 외국 회사에 이런 시험을 의뢰하기 부담스럽다.
공인된 시험기관에서 시험을 할 수 없어 효능을 증명할 수 있는 방법은 우연에 의존한다. 농장에서 제품의 효능을 테스트하는 동안 인플루엔자가 도는데 제품을 사용한 개체들만 걸리지 않은 예가 있다. 이 결과를 설명해주는 과학적인 데이터도 있다.
이미 속았던 경험이 있는 농장주들은 이런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다. 투자사, 은행, 사료회사, 중진공 중에서 누구도 투자 혹은 대출하지 않는다. 현재 시장상황에서 이 제품으로 투자비를 회수할 수 있다는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결국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도 대량 생산을 위한 설비투자를 하지 못하고 판매도 할 수 없게 되었다.
조류인플루엔자와 관련된 과제가 없으므로 국가연구과제를 신청도 할 수 없다. 애국심으로 개발된 이 기술은 결국 한국 시장에서 외면당하고 외국 회사에 팔릴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는 매년 겨울에 반복된다. 이런 위기 상황에서는 시장경제에 의존할 수 없다면 정부에서 개입하는 방법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정부에서 대량생산할 수 있도록 투자를 하든지, 정부에서 제품 매입을 보장하여 투자를 받을 수 있도록 하면 된다. 과학적인 데이터가 불충분하다고 불평할 수 있지만 농장시험 결과는 최고의 증거이다. 급한대로 농가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 된다.
다행히 이 제품은 부작용이 없으며 생산성을 높게 향상시키고 농장의 냄새를 줄여주므로 농가소득과 지역주민의 복지에 도움을 줄 수 있다.
결론적으로 조류인플루엔자가 문제로 등장한 시기에 조류인플루엔자 예방제품 개발이 가능하다. 닭 사육농장에서 실질적으로 경제적인 이익을 성취하는 동안, 외국 시험기관에서 과학적인 데이터를 추가로 생성하면 된다. 이렇게 되면 조류인플루엔자 예방제품을 개발하여 세계시장을 평정할 수 있을 것이다.
조양래 생물학 박사 /전 하와이대학교 조교수, 전 전남대학교 겸임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