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1위, 경기도 2위…지자체 중 빗물시설 계측 불가 70% 이상 차지

[퍼블릭뉴스=박진우 기자] 최근 기후변화로 인한 물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중앙정부와 지자체에서 빗물이용시설 설치를 적극적으로 권장하고 있지만, 그 관리는 매우 부실한 것으로 드러났다. 물관리 전담부처인 환경부가 빗물 활용에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이주환 의원(부산 연제구)이 환경부로부터 제출받은 ‘물재이용(빗물이용시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2021년 기준 전체 3,175개소의 빗물이용시설 중 절반이 넘는 1,632개소(51.4%)는 연간 사용량이 파악되지 않는 것으로 확인됐다.
빗물이용시설은 건축물의 지붕 면 등에 내린 버려지는 빗물을 모아 청소용수·조경용수 등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처리하는 시설을 말한다. 이 의원은 우리나라는 빗물 손실률이 43%에 달하며 이용 가능한 수자원 총량의 28%만 활용 중인 만큼 앞으로 빗물이용시설의 역할은 더욱 증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근 3년간 빗물이용시설 중 사용량 계측 불가 시설은 2019년 1,514개소, 2020년 1,551개소, 2021년 1,632개소로 증가 추세이다. 지자체별로는 21년 서울 648개소, 경기 518개소로 사용량 파악이 안 되는 시설의 70%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다.
빗물이용시설의 운영비 투입 파악이 불투명한 시설은 2019년 838개소, 2020년 944개소, 2021년 828개소로 확인됐다.
환경부는 "법적 의무시설보다 자발적으로 운영되는 시설이 많아 통계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하지만 법적 의무시설 898개소 중 283개소의 사용량 역시 파악하지 못하고 있어 책임을 벗어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이 의원은 "치수의 기본은 정확한 통계인데 사용량과 비용조차 파악을 못 하고 있다"면서 "지자체에 맡길 것이 아니라 환경부가 나서서 실효성 있는 관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