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적인 사내정치?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가능하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펼치는 사내 정치의 폭은 이야기한 공식적인 사내정치보다는 파급력이 작다고 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 이루어지는 사내정치는 일종의 각개격파 형식의 전략이다.
자신이 속한 실국 이외 다른 실국의 직원들과 교류하면서 자신의 장점과 능력을 자연스럽게 드러내고 천천히 각인시킨다.
그리고 타인은 자신을 모르더라도 자신은 조직 내 여러 사람들을 알려고 노력한다.
직급이나 직책에 관계없이 자신의 직관을 활용하여 알아두면 좋을 사람들을 선정해 간단한 신상을 파악한다.
소속부서와 업무, 공직입문 경로, 부처에서 활동 등은 관심만 가지고 있다면 부처 내 인트라넷이나 전체 메일등을 통해 충분히 파악할 수 있는 기본적인 개인정보이다.
하루는 함께 봉사활동을 하던 후배에게서 연락이 왔다.
지금 격무부서에 있고 근무지가 달라서 더 이상 함께 하던 봉사활동을 할 수 없을 것 같다고 했다.
이 후배는 필자가 처음에 근무하던 부처에서 일하고 있어서 남다른 애정이 있었다.
그래서 부처 임용을 받은 후 여러 가지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지만 직접 경험하지 않은 상황에서 필자의 경험담이 오히려 잘못된 신호를 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시간이 조금 지나고 기회가 되면 말을 해줘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그런데 필자에게 자신이 근무하는 실국의 애로사항을 토로하는 것을 들으면서 그냥 넘기면 안 될 것 같은 의무감이 들었다.
서로 일하는 근무지가 다르고 업무도 바쁜 때여서 전화통화로 조언해주었다.
후배가 겪는 문제는 공직 초년병이 겪는 일종의 정체성에 관한 것이었다.
처음에는 공직에 대한 포부와 희망을 가지고 임용되어 자신이 선택한(또는 타의로 선택된) 부처로 발령을 받는다.
이 때 비선호부서로 배치를 받을 수 있는데 처음이어서 어려운 곳에 배치되었다고 생각하기 쉽다.
더불어 힘든 부서에서 일을 더 잘 배울 수 있을 거라고 마음을 다잡기도 한다.
하지만 6개월, 1년이 지나고 조금씩 부처와 각 실국의 사정을 알게 되면서 자신이 처음에 가졌던 믿음이 흔들리기 시작한다.
특히 자신이 왜 비선호부서로 발령받았는지에 대한 실질적인 이유를 알게 되면서 실망감과 허탈감마저 느낄 수 있다.
그러면서 공직에 임용되기 전에 가졌던 이상은 실제 공직생활의 현실과 큰 차이가 있음을 인지하게 되고 공직에 대한 정체성의 혼란 문제로 고민하게 된다.
나에게 주어진 약 30년에 가까운 공직생활이 계속 이렇게 진행된다면?, 지금의 주어진 이 길이 나에게 유일한 통로일까? 등등.
현실의 문제점을 알게 된 후 어떻게든 비선호부서를 떠나려 발버둥을 쳐본다.
하지만 비선호부서가 있는 실국은 그러한 사정을 잘 알고 있기에 정보의 비대칭성을 활용해서 신규 직원을 이곳으로 발령받게 하고 되도록 오랫동안 잡아두려 한다.
물론 예전에는 인센티브를 걸고 비선호부서에서 근무를 하도록 독려했지만 최근에는 그러한 인센티브도 줄어들면서 속칭 열정 페이로 희생만 강요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는 것 같다. 필자의 후배도 지금 근무하고 있는 부서에서 벗어나려고 온갖 애를 써보고 있지만 부서가 속한 실국에서 인원이 이탈되는 것을 막기 위해 규정까지 바꿔놔서 난감한 상황에 처한 것 같았다.(다음호에 계속) 2001년 국가직 합격 現)중앙부처 사무관 경제·비경제부처에서 다양한 업무 경험 안전행정부 주관 국비장기훈련 이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