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지사(人生之事) 새옹지마(塞翁之馬)

최근 필자와 같이 공직에 임용된 동기들의 근황을 보면서 공직에 들어와 자신의 진로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당시에는 잘못된 선택처럼 보였지만 결국에는 잘한 선택이 된 경우도 있고, 탁월한 선택을 했다고 자부했지만 나중에는 역선택이 된 경우도 있었다.
필자의 동기 한 명은 필자와 같은 부처로 발령을 받았는데 어느 순간 인사교류를 한다고 내게 이야기를 했다.
워낙 성실하고 일처리가 좋아서 전혀 그런 낌새를 알 수가 없어 놀라움이 더 컸다.
그런데 교류하는 곳이 중소기업청(이하 중기청)이어서 의외로 다가왔다.
인사교류를 해도 부 단위로 할 것이라는 예상을 깨고 청 단위로 이동했기 때문이다.
인사교류를 하는 동기는 내게 청 단위가 일은 많고 힘들겠지만 그래도 부 단위보다는 책임지고 하는 일이 많기에 보람을 느낄 수 있다고 이야기를 했다.
더불어 중기청은 앞으로 전망이 밝아 조직의 잠재력이 크다는 말도 덧붙였다.
동기의 선택은 일종의 미래를 보고 투자를 하는 것과 같았지만 당시에는 동기의 선택이 현명한 결정인가에 대해서는 필자도 확신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인사교류를 한 동기는 처음에는 적응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지만 점차 조직문화에 익숙해지면서 조직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그래서 보직도 잘 받았고 국외훈련 대상자에도 선발되기도 했다.
그리고 새로운 정부가 들어서면서 동기의 예상은 그대로 적중되었다.

중기청이 중소벤처기업부로 격상되면서 동기는 운신의 폭이 넓어지게 되어 승진 속도가 빨라졌다고 했다.
한편 다른 임용 동기는 행자부로 임용을 받았는데 당시 행자부는 나름 승진 속도가 느리지 않고 세종시 이전도 피할 수 있는 부처였다.
그러다가 중앙인사위, 비상기획위, 행자부가 통합되어 행안부가 되었는데 그러면서 승진이 느려지게 되었다.
승진적체에 따른 불만을 토로하던 동기는 세월호 사고로 출범한 국민안전처로 자리를 옮겼다.
행안부에서 같이 근무하던 선배, 동료들이 잔류하는 것이 길게 보면 나을 것 같다고 조언을 했지만 동기는 신설부처 프리미엄으로 승진을 빨리 시킬 것이라는 이야기에 부처이동을 결행했다고 했다.
결국 국민안전처에서 빠르게 승진했지만 예상치 못한 변수가 찾아왔다.
바로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으로 새 정부가 들어서면서 국민안전처가 해체되어 다시 행자부로 흡수된 것이었다.
비록 국민안전처에서 승진은 했지만 행자부로 다시 들어가게 되면서 기존의 동료들과 다시 근무해야하는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국민안전처로 갈 때 잡음이 많았는데 그것이 부메랑으로 돌아오게 된 것이었다.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이야기는 공직에서 진로결정이 대비되는 사례라고 본다. 전자는 주변인들의 평가와 다르지만 소신에 따른 결정으로 훌륭한 선택이 되었다.
하지만 후자는 주변의 만류와 조언에도 불구하고 인내심을 발휘하지 못한 채 단기적인 이익에 따라 내린 결정이 앞으로 공직생활에 장애요소로 돌아왔다. ‘인생지사 새옹지마’라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 지금 흙길을 걸어도 마냥 흙길만을 걷지는 않을 것이다.
반대로 현재 걷고 있는 꽃길이 끝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언젠가는 흙길을 걸어야만 하기에. 2001년 국가직 합격 現)중앙부처 사무관 경제·비경제부처에서 다양한 업무 경험 안전행정부 주관 국비장기훈련 이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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