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 유통
  • 기자명 김예진 기자

주춤한 수제맥주 시장...'푸드 페어링'으로 지속 성장 돌파구 찾나

  • 입력 2021.10.28 16:05
  • 수정 2021.11.15 12:44
  • 댓글 0
CU가 삼양식품, 더쎄를라잇브루잉과 협업해 '불닭망고에일'을 선보인다 [사진=BGF리테일]
CU가 삼양식품, 더쎄를라잇브루잉과 협업해 '불닭망고에일'을 선보인다 [사진=BGF리테일]

일본 불매와 주세법 개정으로 최근 몇 년 급성장한 수제맥주 시장이 올해 소폭 하락세를 보이면서, 업계는 '푸드 페어링'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경쟁 과열과 '4캔에 만원 프로모션'이 익숙해진 탓에 성장이 주춤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홈술족을 겨냥해 맥주와 어울리는 식품을 매칭하는 방식으로, 연결 판매 등 시너지를 기대한다는 전략이다. 

2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인기 식품과 맥주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제품 맛의 조화를 고려한 수제맥주가 시장에 들어서고 있다.

곰표, 말표 맥주로 유명한 편의점 CU도 신제품 '불닭망고에일'을 판매한다. 최근 3년 사이 CU의 수제맥주 판매율이 급증했다. 올해는 성장세가 소폭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수제맥주가 시장에서 잘 나가는 만큼, 제품 구성을 강화해 더욱 높인다는 계획이다.

CU의 수제맥주 매출은 2018년 전년 대비 87.4%, 2019년 220.4%, 지난해 498.4%까지 성장했다. 올해는 성장률은 326.5%로 소폭 줄었지만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그동안 CU는 대한제분, 말표산업, BYC 등과 협업해 다양한 수제맥주를 판매해왔다. 

이번 신제품은 CU와 삼양식품, 더쎄를라잇브루잉 총 3사가 함께 만든 제품이다. 더쎄를라잇브루잉은 이전에도 세븐일레븐의 쥬시후레쉬맥주, 스피아민트맥주 등을 제조한 회사로 스타트업 수제맥주 회사다.

불닭망고에일은 삼양식품의 효자상품인 불닭볶음면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망고 원액과 독일산 맥아, 미국산 홉을 이용해 일반적인 '에일맥주' 대비 쓴 맛을 줄이고 대중적인 맛을 구현했다고 CU는 설명했다.

불닭볶음면이 해외에서 인기있는 만큼 내년 초 수출도 계획 중이며, 첫 진출 시장으로는 매운 맛의 선호도가 높다고 알려지는 말레이시아를 검토 중이다.

이승택 BGF리테일 음용식품팀 MD는 "계속되는 수제맥주 열풍에 발맞춰 '푸드 페어링' 콘셉트의 상품을 출시해 연관 상품과의 동반구매를 기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CU는 차별화된 상품 기획력을 바탕으로 국내 브루어리들과 협업해 다양한 취향을 겨냥한 수제맥주를 꾸준히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오뚜기와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가 콜라보한 '진라거' [사진=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오뚜기와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가 콜라보한 '진라거' [사진=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지난 9월 16일 출시된 진라거는 오뚜기의 스테디셀러 진라면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출시된 대표적인 '푸드 페어링' 제품이다. 국내 수제맥주사인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이하 어메이징)와 오뚜기가 협업한 제품으로, 김태경 어메이징브루잉컴퍼니 대표의 아이디어에서 탄생했다.

그는 일본 유학 시절 일본인들이 라멘과 맥주를 함께 먹는 것을 떠올리며, 코로나19 이후 혼술족이 증가한 점을 접목했다. 2030세대를 직접 조사해 소비자 패턴을 파악하고, 수 차례 테스트를 거쳐 한국인들이 선호하는 '드라이한 맥주 맛'을 구현했다.

진라거는 시장에 등장한 후 2주만에 초도 물량 70만캔을 완판하며, 출시 초반 흥행했다. 어메이징은 지난해 40억원이던 매출 규모가 올해는 100억원까지 올라 설 것으로 전망하며, 수제맥주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향후 3~5년 내 IPO 일정 계획도 세우고 있다.

다만, 국내 수제맥주사 중 처음으로 상장한 제주맥주가 올해 매출은 28.6% 증가했지만 영업손실이 57.1% 늘어나며 흑자 목표 달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만큼, 시장에 대한 중간 검점이 필요하다는 조심스러운 전망이 나온다.

또 수제맥주 업체 및 품종 증가와 편의점 프로모션이 이전에는 수제맥주 시장 성장의 발판이 됐지만, 현재는 품질 향상에 발목을 잡는 요소가 되기도 한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한 캔 당 2500원의 단가를 맞춰 지속적으로 행사에 참여하다보면, 더 좋은 재료를 이용해 품질을 향상시킨 맥주들이 진출에 한계를 겪는다는 설명이다.

이러한 고민으로 시장 성장을 꾀하기 위한 방법 중 '푸드 페어링'이 고안됐다. 일부 업체는 소비자 반응을 지속 살피면서 점차 관련 품목을 늘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 수제맥주 업체 관계자는 "수제맥주 시장이 계속 성장하고 있지만, 예전만큼은 아니다"며 "수제맥주 회사들은 더 좋은 품질의 맥주를 출시하고 싶어하지만, 편의점에 제품을 들이다 보면 원가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원가와 품질력의 균형을 고민하는 현재 '푸드 페어링'은 다양한 해결 방법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