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현 "노원구 고교생, 조사 응답자 29.3% 고립은둔"…은·고·협 제3회 포럼 개최

5월 16일 오후 서울 창동청소년수련관에서 사회를 맡은 이진이(왼쪽부터) 서울여대 교수, 김재희 광주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장, 강정현 노원 청소년상담복지센터 팀장, 강석중 송파구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팀장이 토론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둔고립자지원기관협의회]
5월 16일 오후 서울 창동청소년수련관에서 사회를 맡은 이진이(왼쪽부터) 서울여대 교수, 김재희 광주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장, 강정현 노원 청소년상담복지센터 팀장, 강석중 송파구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팀장이 토론를 하고 있다. [사진=한국은둔고립자지원기관협의회]

은둔고립자와 가족을 발굴, 지원해 온 국내 대표 기관들의 협의체인 한국은둔고립자지원기관협의회(은·고·협)는 16일 오후 3시 서울 창동청소년수련관에서 ‘청소년은둔·고립 정책현장을 살펴본다’는 주제로 제3회 포럼(https://youtube.com/live/dgse_Jt2fQQ?feature=share)을 개최했다. 

윤철경 은·고·협 이사장(지엘청소년연구재단 상임이사)이 인사말을 한 뒤 3명이 주제발표에 나섰다. 이어 이진이 서울여대 교수의 사회를 맡은 가운데 토론자들이 청소년 은둔고립 정책의 성과와 향후 방향을 논의했다.

제1주제 발표자인 김재희 광주광역시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장(전, 한국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협의회장)은 "청소년정책 주요 전달체계인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에서 효과적으로 지원할 수 있음에도 아직 청소년 법제에 반영되지 못한 상태"라며 "청소년복지지원법에 은둔고립 청소년의 개념과 지원사항을 추가하고 보건복지부 가족돌봄 위기아동·청년(0~34세) 지원법 시행에 따른 연령 중복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김 센터장은 2024년 실시된 보건복지부와 여성가족부의 은둔고립 청년, 청소년정책을 살펴봤다. 

4개 센터 설치로 시작한 보건복지부의 청년 은둔·고립 정책(19~39세)은 올해 청년미래센터의 전국적 확대, 가족돌봄 등 위기 아동 청년 지원에 관한 법률 제정으로 확장됐다.

여성가족부는 2024년 은둔·고립 청소년 원스톱 패키지를 추진하면서 종래 9세~24세 이었던 청소년정책 대상을 은둔고립사업에서는 18세 이하로 제한하면서 전국 12개 지역에서 사업을 추진하였다. 본 사업은 학교밖청소년 중 은둔고립 청소년에 초점을 둔 사업으로 발굴, 가정방문 및 상담, 이들의 기호에 맞는 온오프라인 활동을 촉진하여 친구 사귀기를 돕고 서서히 다른 학교밖청소년과 같이 활동할 수 있도록 하여 사후관리를 한다. 이미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있는 학교밖청소년 지원체계에 은둔고립 청소년에 초점을 둔 사업을 함께 진행함으로써 유기적 연계가 가능한 것이 큰 장점이다.

제2주제는 노원구 청소년 상담복지센터 강정현 팀장의 ‘청소년기 은둔고립  장기화 예방을 위한 개입방안으로 노원구 은둔고립 청소년 실태조사 결과와 노원구 상담사례를 기초로 한 정책 제언이 이루어졌다. 

2024년 노원구 관내 25개교 고등학교 재학청소년을 대상으로 이뤄진 본 조사에는 모두 1,301명이 참여했고 은둔형 외톨이 자가보고 척도(HQ-25)를 사용해 은둔고립정도를 측정했다. 응답자 중 29.3%가 고립은둔으로 나타났다. 남학생에 비해 여학생의 고립은둔 위험이 높게 나왔다. 학교특성별로 볼 때 남학교는 23.4%, 여학교는 31%, 남녀공학은 39.5%가 위험군으로 조사되었다. 재학 중이지만 고립감을 경험하는 청소년이 30% 수준인데 이 중 약 60%는 학업을 중단한다.

본 센터의 사례개입 결과 조기 개입을 통해 은둔의 장기화를 예방한 사례, 초등학교 때 왕따로 등교거부, 선태적 함구증을 보인 청소년을 22살끼지 지속적으로 방문하여 변화를 보인 사례, 보호자의 협력을 탈은둔한 사례, 중3 때 또래관계로 학교를 그만두고 은둔하였지만 학교의 의뢰로 은둔 시점부터 주1회 정기적 만남을 지속하며 부모상담과 학교밖지원센터 연계를 통해 장기화를 예방한 사례를 보고했다.

강정현 팀장은 "은둔고립은 어느 날 갑자기 발생하는 것이 아니기에 학교빆청소년은 물론 재학생에게도 단기간에 성과를 보려하지 말고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관심을 기울여 변화를 유도해야 한다"며 "은둔고립 청소년문제는 사회적 문제이며 운둔이 시작되는 초기에 부모와 교사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고 은둔고립 청년에 대한 정책은 대부분 일자리 지원에 초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청소년에 맞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은둔·고립은 한 가지 요인 만이 아닌 개인, 기족, 학교, 또래관계 등이 얽힌 복합적 문제로 가족이 원인이기도 하지만 가족은 은둔생활을 극복시키는 데 중요한 자원이기도 하기 때문에 부모교육을 적극 실시해야 한다"며 "은둔이 고착화될수록 스스로 도움을 요청하기 어렵기 때문에 가족과 학교, 전문기관이 함께 개입해야 한다"고 밝혔다. 

센터의 사업방향으로 학업중단숙려제와 교육청 연계 사례, 지역기관이 의뢰를 통한 발굴을 제안했다. 청소년을 대상으로 상담, 학습, 일상 회복을 위한 활동지원 서비스를 제공하고 보호자에 대해 월 1회 의사소통교육과 월 1회 온오프라인 자조모임을 계획하고 있다. 탈은둔의 경우 종결 후 6개월 이상 재은둔 예방을 위해 모니터링을 진행한다.

송파구 청소년지원센터 강석중 팀장은 제3주제 발표자로 나서 ‘은둔·고립 청소년 발견부터 지속적 서비스 개입까지 효과적인 실천방안’ 이라는 제목으로  2022년부터 4년간 청소년 은둔·고립 사업을 해 온 결과를 공개했다.

송파구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는 2022년부터 은둔고립 부모 교육사업을 시작으로 2023년 가정방문 상담과 은둔·비은둔 학교밖청소년이 같이 하는 활동지원(재단법인 바보이 나눔)을 해왔으며 은둔·고립 청소년을 적극적 발굴을 위해 아웃리치 전담인력을 배치, 교육청 미연계 청소년에 대한 가정방문을 실시하였다.

2024년 여가부 은둔·고립 청소년 원스톱 패키지 사업에 선정되어 인력과 사업비의 지원을 받아 더욱 사업에 안정성과 탄력을 받게 되었다. 

2023년 아웃리치 전담요원을 두고 은둔·고립 청소년을 적극 발굴하고자 미연계 청소년 132명을 추적, 가정방문을 실시한 결과, 학원을 다니는 경우(26%), 해외유학(13%) 비율이 높았다. 거주지 변경, 군 입대, 취업 사례가 발견되었고 꿈드림 연계 비율은 2%에 불과, 투입된 노력에 비해 미미한 성과를 거두었다. 

여가부 지원이 시작된 2024년부터는 2명의 전담인력 2명이 배치되어 은둔고립 청소년 발굴의 양적 확대, 프로그램의 다양화, 청소년과 부모들이 1년 내 지속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운영체계를 갖추게 되었다. 

송파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의 경험 결과, 효과적인 사례 발굴 경로는 가족의 의뢰, 청소년상담복지센터나 다른 꿈드림 등 다른 기관과의 연계였다. 서비스 개입 효과는 은둔 기간이 짧고 저연령일수록, 부모에 대한 개입과 청소년에 대한 개입이 병행될수록 좋았다. 2024년에 탈은둔한 두 명의 사례는 보호자가 부모교육 및 모임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가정방문 상담이 동시에 이루어진 경우다. 

강석중 팀장은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는 2015년 이후 학교밖청소년을 지원해 온 유일한 공적 기관이자 은둔고립 청소년을 지원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최적화된 기관"이라며 "원스톱 패키지 사업의 전국적 확대와 은둔고립 청소년 지원의 특성 상 단절 없는 지속적 지원을 위해 사업의 연속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포스터=한국은둔고립자지원기관협의회
포스터=한국은둔고립자지원기관협의회

라운드 테이블에는 박완근 성북구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팀장, 선진솔  도봉구 학교밖청소년지원센터 선임팀원,  박필린 포항여자 단기청소년쉼터 소장, 김경준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명예연구위원, 이정현 일하는 학교 이사장이 참석, 각자의 경험을 소개하고 향후 발전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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