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 내시경 수술이 추간판탈출증(허리디스크), 척추관협착증, 추간공협착증 등 주요 척추 질환 치료에 폭넓게 활용되고 있다. 작은 절개 구멍을 통해 내시경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삽입해 수술하기 때문에 정상 조직 손상의 가능성을 낮추다 보니 상대적으로 흉터나 수술 후 통증이 적고, 회복이 좀 더 빠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2000년대 국내에 본격적으로 도입된 척추 내시경 수술은 최소 침습 수술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짐에 따라 매년 시행 건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2023년 내시경을 이용한 추간판제거술은 15,626건으로, 2014년 1,694건 대비 약 10배가량 증가했다. 특히 국내 의료진은 척추 내시경 수술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으며, 다양한 수술 기법을 개발하며 꾸준히 발전해왔다. 해외 의료진도 국내 의료기관을 찾아 수술 연수를 받을 정도로 국내 기술력은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신경외과 전문의인 힘찬병원 척추클리닉 이동찬 진료원장과 김주현 진료원장을 만나 척추 내시경 수술에 대해 자세히 들어보았다.
Q. 척추 수술법, 어떻게 발전해왔나.
과거 척추 수술은 넓은 절개와 상당한 조직 손상이 불가피했지만, 최근 30년간 해부학, 생역학 등 학문적 발전과 함께 수술 장비, 현미경 및 내시경 기술, 영상 촬영 기법 등이 발전하면서 최소 침습 수술이 보편화되고 있다. 절개 부위가 작아질수록 출혈량을 줄이고 뼈, 근육, 인대 등 주변 정상 조직을 최대한 보존해 수술 후 통증과 합병증 위험을 낮추고 일상 복귀를 앞당길 수 있다.
이동찬 원장은 "2000년대 이후 내시경 기구와 수술 도구가 발전하면서 척추 내시경을 활용해 복잡한 수술이 가능해졌다"며 "기존 미세현미경 수술도 절개 부위를 크게 줄였지만, 내시경 수술이 보편화되면서 고령 환자도 비교적 부담 없이 안전하게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내시경 수술은 현미경 수술보다 수술기술 습득 과정이 어렵고 오래 걸리기 때문에 숙련되기 전에는 수술 시간이 길어지고 완성도가 떨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Q. 척추 내시경 수술의 활용 범위와 한계는.
전문가들은 퇴행성 척추 질환인 추간판 탈출증, 척추관협착증 등을 대부분 내시경으로 치료할 수 있다고 말한다. 과거 수술적 치료가 필요했던 질환들도 숙련된 의료진의 내시경 수술로 치료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악성 척추 종양이나 심한 척추 변형과 같은 일부 복잡한 질환은 여전히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미세현미경과 내시경 치료의 차이에 대해 이동찬 원장은 "과거 미세현미경으로 수술했던 질환들은 내시경 도입 후 대부분 대체되었다고 볼 수 있다"며 "다만 디스크가 크거나 유착이 심한 경우, 상부 요추 병변 치료 시에는 의사에 따라 미세현미경을 선호하기도 한다. 하지만 미세현미경 수술에 대한 많은 수술경험을 바탕으로 내시경 치료에 숙련된 의료진이라면 대부분의 척추 질환 치료에 내시경을 적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Q. 단방향, 양방향 내시경은 어떤 차이가 있나.
척추 내시경 수술은 크게 단방향과 양방향으로 나뉜다. 단방향은 하나의 구멍으로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삽입하는 방식이며, 양방향은 두 개의 구멍을 통해 각각 카메라와 수술 기구를 삽입한다. 단방향은 치료 범위가 좁고 증상이 심하지 않을 때 원하는 병변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데 적합하다. 반면 양방향은 넓은 시야 확보와 자유로운 기구 조작이 가능해 넓은 범위, 복잡한 수술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김주현 원장은 "단방향 내시경은 내시경과 수술 기구를 함께 움직여야 하므로 디스크가 심하게 돌출되었거나 여러 개를 수술해야 할 때는 불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단방향이든 양방향이든 신경 손상 없이 치료 목표를 최대한 달성하는 것은 결국 집도의의 판단에 달려있다"라며 "병변의 위치와 심한 정도, 그에 따른 적합한 수술 방법을 전문의로부터 충분히 설명 듣고 수술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Q. 척추 질환 발생 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는.
급성 요통이나 경미한 디스크 탈출증에는 주사 치료가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심한 통증, 마비 증상, 반복적인 통증, 주사 치료 효과 미흡 등의 경우에는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 환자의 상태, 증상 정도, 영상 검사 결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전문의와 상담 후 최적의 치료 방법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김주현 원장은 "일시적인 통증은 물리치료나 주사 치료로 호전될 수 있으므로 수술이 필요 없을 수 있지만, 발목에 힘이 빠지거나 몸을 가누지 못할 정도의 심한 요통, 다리 쪽으로 뻗치는 방사통이 있다면 반드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MRI 검사 후 신경 압박 부위가 확인되면 일반적인 관리로는 통증 해결이 어려워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Q. 척추 내시경 수술 시 고려해야 할 점이 있다면.
척추 내시경 수술은 기존 개방형 수술보다 작은 절개로 진행되며, 좁은 시야와 제한된 공간에서 이루어지는 정밀한 수술이므로 의료진의 전문성과 고도의 숙련도가 필요하다.
이동찬 원장은 "내시경 수술은 미세현미경 수술을 기반으로 한다. 내시경 수술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는 미세현미경 수술에 대한 탄탄한 술기를 바탕으로 최소 1~2년 이상, 수십 건 이상의 임상 경험이 뒷받침되어야 한다"며 "집도의의 숙련도가 높을수록 치료 완성도를 높이고 합병증 위험을 줄여 환자의 회복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수술실 스텝의 팀워크, 감염 방지를 위한 수술실 시스템 등 의사가 수술에 온전히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 잘 갖춰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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