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지난 해 말 고령사회를 지나 초고령 사회에 본격적으로 진입했다. 대표적인 퇴행성 질환인 무릎 관절염 환자는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으로, 이와 함께 인공관절 수술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최근에는 인공관절 수술에 로봇 수술기를 활용함으로써 수술의 정확도와 안전성을 높이려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2024년 12월 말 기준으로 국내 병원에서 도입해 사용 중인 인공관절 수술로봇은 총 161대로 집계된다. 이 중 국내 인공관절 수술로봇 시장에서 선두를 다투고 있는 한국스트라이커의 마코로봇(55대)과 짐머바이오메트코리아의 로사로봇(47대)이 약 63%를 차지하고 있다. 힘찬병원은 이 두 종류의 로봇 시스템을 모두 운용하고 있으며, 작년 말 기준으로 마코로봇 수술 11,514건, 로사로봇 수술 1,500건을 시행했다. 이러한 성과를 인정받아 최근에는 양사로부터 국내 최다 수술 감사패를 받기도 했다. 특히 2023년과 2024년에 시행한 마코로봇 무릎 인공관절 수술 건수는 세계 최다로 알려져 있다.
힘찬병원 이수찬 대표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을 만나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이점과 최신 임상연구 동향 등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Q. 로봇 인공관절 수술, 어떤 장점이 있나?
로봇 수술기를 이용한 무릎 인공관절 수술의 가장 두드러진 장점은 바로 정확도와 안전성이다. 수술 전 환자 무릎을 CT로 촬영 후 변환한 3D 입체영상을 바탕으로 환자의 무릎 구조를 면밀히 분석하고 환자에게 최적화된 인공관절의 크기, 삽입 위치, 절삭 범위 등을 수술 전에 미리 계획할 수 있다. 수술 중에는 로봇 팔이 사전에 설정된 절삭 범위를 벗어나려 하면 자동으로 멈추는 기능도 있어 정상 조직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러한 정확도와 안전성을 바탕으로 수술 후 휘어진 다리의 교정 각도가 유의미하게 개선되고, 출혈량과 통증의 감소, 관절 기능 개선, 환자의 만족도 역시 높게 나타나고 있다.
Q. 로봇 수술 시 수술 시간과 출혈량에는 어떤 효과가 있는지?
의료진의 경험이 쌓이고 숙련도가 높아짐에 따라 로봇 수술 시간은 꾸준히 단축되고 있다. 수술 시간이 단축되면 수술 중 발생할 수 있는 여러 가지 변수가 적어지면서 감염의 위험도 낮아진다.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 조사 결과, 마코로봇 도입 초기였던 2021년에는 일반 수술과 로봇 수술의 평균 수술 시간은 각각 57.8분, 62분이었고, 평균 출혈량은 각각 725.7m, 662.3ml였다. 당시에는 로봇 수술로 출혈량은 줄였지만, 입력된 사전 정보와 실제 관절 상태를 일일이 확인하는 과정 때문에 수술시간이 일반 수술보다 평균 4.2분가량 더 소요됐다. 하지만 로봇 수술 경험이 쌓이며 숙련도가 향상된 2024년에는 로봇 수술 시간이 평균 45.6분으로 단축돼 일반 수술보다 오히려 12.2분 빨라졌다. 수술 시간 단축 효과는 출혈량 감소로 이어져 평균 566.7ml로 줄어들었다. 로봇 시스템 도입 외에도, 체계적이고 전문적인 수술실 운영 시스템과 수술팀의 뛰어난 팀워크로 수술 시 불필요한 시간 지연을 최소화한 것 역시 수술 시간을 단축시킨 주요 요인이라 생각한다.
Q. 까다로운 무릎 부분치환술에 로봇 수술 적용 시 효과는?
무릎 관절 중 손상된 내측 연골 부위만 부분적으로 교체하고 건강한 조직은 최대한 보존하는 부분치환술은 장점이 많은 수술법이지만 활발하게 시행되지 않았다. 절개 부위가 작아 수술 시야 확보가 어렵기 때문에 인공관절의 삽입 위치와 각도, 인대의 균형 등을 맞추기가 힘든 고난도의 수술이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수술로봇으로 한계를 보완해 나가고 있다.
실제 힘찬병원 관절의학연구소가 무릎 부분치환술을 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로봇 수술과 일반 수술 그룹 각 50명을 비교 분석한 결과, 로봇 수술이 일반 수술에 비해 수술시간이 3.3분 빨랐으며, 출혈량도 약 30% 가량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무릎 관절의 안정성을 평가하는 외반 부하 검사를 해보니 로봇 수술이 더 안정적인 것으로 조사됐다. 환자가 선 상태에서 무릎 바깥쪽에서 미는 외반력에 따라 안쪽 관절 간격이 얼마나 벌어지는지(JLCA: Joint Line Convergence Angle)를 측정하는 외반 부하 검사 결과, 로봇 수술이 2.1도, 일반 수술이 3.2도였다. 외반 부하 검사는 각도가 작을수록 무릎 관절이 더 안정적이라고 판단할 수 있다.
다리 각도는 로봇 수술(2.7도)이 일반 수술(3.6도)보다 0.9도 더 바르게 교정됐다. 이외에도 보행거리, 계단 이용 정도, 지팡이나 목발 사용 여부 등으로 관절 기능을 평가하는 슬관절기능점수(KSS Function Score)도 로봇 수술이 89.6점으로 일반 수술 80.1점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Q. 앞으로 로봇 인공관절 수술의 활용 범위를 전망하자면?
로봇 인공관절 수술은 환자뿐 아니라 수술하는 의사들의 만족도도 높아 기존 수술을 보완하는 수술 기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부분치환술처럼 과거에는 시행하기 까다로웠던 수술 영역에서 로봇의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으며, 최근에는 고관절 인공관절 수술에도 로봇이 도입돼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고관절 수술 역시 인공관절의 정확한 삽입이 중요한데, 로봇의 정밀함이 이 분야에서도 큰 장점을 발휘할 것으로 기대한다.
지금까지의 임상 경험과 숙련도를 기반으로 인공관절 수술의 성공률을 더욱 높여나갈 수 있도록 매진하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