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산 아이폰 20% 추가관세 적용…일시적 조치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첨단기술 사업에 필요한 스마트폰과 노트북, 반도체, 반도체장비, 컴퓨터 프로세서, 평면TV 등 총 20가지 첨단 기술 제품과 부품을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한시적으로 제외했다.
상호관세 부과에 따라 애플 아이폰의 미국내 판매가격이 400만~500만 원으로 오를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오고 대만이나 멕시코 등에서 생산된 AI 서버용 부품의 조달도 힘들어져 AI 산업 경쟁력에 악영향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조치로 여겨진다.
이번 관세 면제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이후 중국에 대한 최초의 관세 유예 조치로 주목을 끈다다. 해당 분야 중국산 제품에 대한 수입의존도가 높은 미국 입장에서 물가 급등을 막기 위한 잠정적인 결정으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중국에서 생산된 아이폰은 125%에 이르는 상호관세를 면제 받는다. 다만 지난 2월 4일과 3월 4일 각 10%씩 발효된 총 20%의 추가관세는 내야 한다. 당분간 최악 수준의 관세를 피할 수 있게 된 셈이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미국 관세국경보호국(CBP)은 11일(현지 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특정 물품의 상호관세 제외 안내’를 공지했다.
제외 대상은 △스마트폰 및 통신 장비 △반도체 소자 및 집적 회로 △컴퓨터 및 데이터 처리 장비 △컴퓨터부품(GPU 관련 부품 등) △반도체 제조 장비 등이다.
이번 조치는 4월 5일 0시 1분 적용 분부터 소급 적용된다. 이에 따라 10%의 기본관세(중국 125%)가 면제된다. 면제 대상 코드에 해당하는 품목을 수입한 경우 상호관세가 적용되지 않는다. 만약 4월 5일 이전에 수입 신고가 이뤄졌다면 수정 신청이나 관세 환급 신청도 가능하다.
월스트리트저널, 블룸버그통신 등은 애플, 델, 엔비디아, TSMC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날 미국 뉴욕증시에서 애플은 전 거래일보다 4.06% 오른 198.15달러로 거래를 마치면서 시가총액 2조977억달러를 기록했다. 미국은 2024년 중국에서 410억 달러 이상의 스마트폰을 수입했으며 이는 중국 전체 수입액의 약 9%에 이른다. 아이폰을 대부분 중국에서 생산하는 애플에 대한 수익성 악화 우려가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도 이날 3.12% 상승, 110.93달러로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와 하이닉스도 혜택을 입을 전망이다.
다만 이번 스마트폰, 노트북 등에 대한 관세 유예는 일시적일 수 있으며 조만간 다른 유형의 관세가 적용될 수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미국은 철강, 자동차에 이어 반도체, 의약품 등에 대한 품목별 관세를 추가 발표할 예정이다. 특정 산업 부문에 추가될 관세가 국가별 관세에 누적적으로 적용되는 것을 막는다는 것이 이번 면제조치의 이유라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한편 백악관은 캐롤라인 레빗 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내고 "미국은 반도체나 스마트폰, 노트북 등과 같은 핵심 기술을 생산하는데 중국에 의존할 수 없다"고 밝혔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관세를 공정하고 효과적으로 적용하기 위해 자동차, 철강, 의약품, 반도체 등은 특정한 (다른) 관세에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반도체에 대한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 결과를 곧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외국산 수입 제품이 미국의 국가 안보에 위협을 끼칠 경우 긴급하게 조치를 할 수 있는 권한을 미국 대통령에게 부여하고 있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은 이 법으로 철강 및 자동차에 각 25%의 관세를 부과한 상태다. 그는 반도체에 대해서도 품목별 관세를 부과할 계획이라고 강조해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