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덕수 "조선·LNG·무역균형 3대 분야 한 차원 높은 협력…장관급 협의 지속"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4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국무총리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가 4월 8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사진=국무총리실]

미국 트럼프 행정부 출범 78일 만에 한국과 미국 정상 간 첫 통화가 이뤄졌다.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는 8일 오후 9시(미국 동부시간 오전 8시)부터 약 28분 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통화를 갖고 한미동맹 강화와 경제협력, 북핵 문제 등 양국 현안을 논의했다.

한 권한대행은 지난해 12·3 비상계엄 이후 지난해 12월 15일 조 바이든 대통령과 통화했지만, 이후 12월 27일 탄핵 소추되면서 트럼프 대통령과는 통화하지 못했다.

한 권한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승리와 ‘미국을 다시, 그 어느 때보다 위대하게(Make America Great Again)’ 비전 실현을 위한 리더십을 높이 평가했다. 백악관이 권한대행 체제 하의 한국 정부와 협력하겠다고 표명한 데 대해 감사를 표시했다.

양측은 한·미 군사동맹에 대한 공약을 재확인하고 동맹 발전 방향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무역 균형 측면에서 협력하기로 했다.

한 권한대행은 “미 신정부 하에서도 우리 외교·안보의 근간인 한미 동맹관계가 더욱 확대·강화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그는 조선과 LNG, 무역균형 등 3대 분야에서 협력 의지를 강조하고 건설적인 장관급 협의를 계속해 나가자면서 미국과의 한 차원 높은 협력 의지를 표명했다.

양측은 무역균형을 포함한 경제협력 분야에서 장관급 협의를 계속하기로 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 한 권한대행은 “북한의 핵·미사일 능력 고도화 등 심화되는 안보 위협 속에서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한·미 양국과 국제사회의 의지가 북한의 핵보유 의지보다 훨씬 강력하다는 것을 분명히 인식할 수 있도록 공조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양측은 한·미·일 협력이 역내 평화와 안정, 번영에 중요하다는 점에 공감하고 3국 협력을 지속 발전시켜 나가기로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화 통화 이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에 올릴 글을 통해 "한국의 권한대행 대통령과 훌륭한 통화를 했다"며 "거대하고 지속불가능한 한국의 (대미 무역) 흑자, 관세, 조선,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의 대량 구매, 알래스카 가스관 합작 사업, 그리고 우리가 한국에 제공하는 대규모 군사적 보호에 대한 비용지불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그들(한국)은 내 첫 임기 때 수십억 달러(수조원)의 군사적 비용 지불을 시작했지만, '졸린 조 바이든(전 대통령)'은 알 수 없는 이유로 계약을 해지했다"며 "그것은 모두에게 충격이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시절  한국에 방위비 분담금 대규모 증액을 요구했지만 선거에서 패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찌하였든 양국 모두를 위한 훌륭한 합의의 윤곽과 가능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25%) 부과와 관련한 협상과 관련, "그들의 최고위급 팀이 미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탑승해 있으며, 상황은 좋아 보인다"고 밝혔다. 정인교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의 이날 방미를 언급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어 "마찬가지로 우리는 다른 많은 나라들을 응대하고 있다"며 "그들 모두는 미국과 합의를 하고 싶어 한다"고 전했다.

그는 "한국과 마찬가지로 우리는 무역과 관세에 의해 커버되지 않는 다른 주제들을 제기하고 있으며 그것 또한 협상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원스톱 쇼핑'(ONE STOP SHOPPING)이 아름답고 효율적인 과정"이라고 밝혀 무역과 산업, 안보를 아우르는 포괄적 협상을 한국을 포함한 각국과 진행할 것임을 시사했다.

원스톱 쇼핑 언급은 한국과 상호관세는 물론 방위비 분담금 등 여러 문제를 함께 협상할 가능성을 내비친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최고의 제안을 제시하면 그는 경청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도 합의를 하길 원한다. 그러나 그들은 그것을 어떻게 시작할지를 모른다"며 "우리는 그들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다. 그것은 일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에 대해 34%의 상호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같은 세율의 '맞불관세'를 발표하자 그것을 철회하지 않으면 9일부터 50%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정인교 통상교섭본부장은 8~9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D.C.를 방문해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을 만나 대미 협상을 벌인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당선된 직후 윤석열 전 대통령과 지난해 11월 7일 통화해 한미일 협력과 한미 동맹 강화, 양국 조선산업 협력 등을 논의한 바 있다.

한편 한 권한대행은 CNN과 인터뷰에서 미국의 상호관세에 맞대응하지 않고 협상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는 25% 관세가 우리에게 어떤 의미인지 차분하게 평가하고, 그들과 차분하게 협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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