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저널 = 강길수 기자] 9급 공무원시험에서 가장 어려운 과목을 꼽으라면 대다수의 수험생이 영어라고 답한다. 한 수험커뮤니티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이후 치러진 10차례 국가직 시험에서 가장 어려운 과목으로 영어가 7차례 선정됐다. 지난해 지방직 9급 응시자 중 73%, 지방 교행직 응시자 중 66%가 선택한 어려운 과목도 ‘영어’였다. 국어와 한국사처럼 필수과목이기에 피해 갈 수도 없는 영어. 고득점을 위한 비결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20년 넘게 수많은 공시생의 영어 성적 향상을 보증해 온 종로공무원학원 일타 강사 줄리아 교수를 만나 7가지 비법을 들었다. 기출 풀이, 절대하지 마라 처음 공무원 수험생을 가르치기 시작했을 때부터 늘 강조한 건 ‘기출은 필요 없다’였어요. 기출 풀이에만 집중한 수험생의 성적을 보면 크게 두 유형으로 나뉩니다. 40점에서 70점 사이를 오가거나 늘 70점에 머물죠. 학생이 1년 동안 열심히 공부했다면 이 같은 결과가 나와서는 안 됩니다. 80점 이상의 안정적인 점수가 꾸준히 나와야 하는 거죠. 70점, 그것도 불안정한 70점이라면 과연 이게 올바른 학습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기출 풀이를 하면서 수험생은…
[공무원저널 = 강길수 기자] 텝스, 편입, 기초영문법, 수능, 토익을 거쳐 공무원시험까지. 스무살에 강의를 시작한 부산 소녀는 강산이 두 번 바뀐 오늘도 새벽 4시에 일어나 수업을 준비한다. 그간의 세월은 ‘일타강사’ ‘영어여신’ ‘믿듣(믿고 듣는)교수’ 등의 수식어를 선물했다. 그간의 노력은 수험생의 ‘존경’으로 가치를 인정받았다. 부산에서 시작해 ‘엄청난 강의력’이라는 평가와 함께 노량진으로 스카웃, 10년 가까이 공무원 수험생과 동고동락한 줄리아 교수. 부산 사투리와 허스키한 목소리, 차별화된 강의로 팬덤을 형성하며 매년 수많은 합격자를 배출한 그는 2020년에도 입지를 탄탄히 다졌다. 상대를 미소 짓게 하는 밝은 표정과 20년 경력에서 묻어나는 여유로움에서 그의 삶에 굴곡이 있을 거라곤 생각지 못했다. 하지만, 그 역시 치욕의 순간이 있었으며, 월세 7만원을 내지 못할 정도로 극빈한 학창 시절을 보내기도 했다. 공무원저널의 5월 인터뷰 주인공은 실력, 미모, 진솔한 인간미를 두루 갖춘 줄리아 교수다. Q. 누군가를 가르치게 된 건 언제부터인가? 20살 때 대학교 등록금을 벌기 위해 과외와 강의를 한 게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생계형으로 시작했지
1998년 3월, 특정 분야에 대한 인재와 전문 직업인을 양성하기 위해 특성화고가 탄생했다. 교육관계자들은 이를 통해 고졸자들의 취업문이 넓어질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부산지역 특성화고 취업률은 2008년 20.3%에서 2013년 40.5%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겉으로 보기엔 그럴싸했지만, 내실은 부실했다. 취업자 중 46%가 1년도 되지 않아 퇴사했다. 퇴사 사유 중 73.3%가 대학진학을 꼽았고 이는 대한민국의 고질적 병폐인 학력차별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근거가 됐다. 여기에 학령인구 감소와 직업교육 인식 부족 등이 겹치며 최근 특성화고에는 매서운 칼바람이 불고 있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6일 관내 70개 특성화고의 2020학년도 신입생을 모집한 결과 60.0%인 42개교가 모집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고 밝혔다. 경기 지역도 상황은 같았다. 106개 학교 중 45.3%인 48개교에서 미달 사태가 발생한 것. 이처럼 신입생 미달과 취업률 바닥이 겹치며 올겨울, 특성화고의 곡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모두가 그런 건 아니다. 개교 80주년을 눈앞에 둔 인천기계공고는 특성화고의 트렌드를 제시하며…
김형태 합격자의 인터뷰가 끝나고 바통을 이어받은 건 선거관리위원회 9급 장지현(가명) 합격자였다. 그는 “수험생활이 길어지면서 가장 힘들었던 건 ‘힘내’라는 말이 스트레스가 될 때였다”라며 “합격에 대한 뚜렷한 의지가 있다면 여기 계신 분들은 저와 달리 단기간에 꿈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Q. 선거행정직 공무원을 선택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선거행정직 공무원은 일반 9급 공무원시험과 달리 필수 4과목과 선택 1과목으로 평가합니다. 3과목을 원점수로 반영하는 일반행정직과 비교해 4과목이 원점수로 반영되기 때문에 그만큼 영어, 한국사, 국어 점수가 차지하는 비중이 조금 낮다고 볼 수 있죠. 영어가 워낙 취약했기에 이를 커버하기 위해 선거행정직을 선택하게 됐습니다. Q. 선거행정직 공무원의 장점은 무엇인가? 먼저 업무적인 부분에서 보면 바쁠 때와 그렇지 않을 때가 구분된다는 점입니다. 선거를 앞두고 2개월 넘게 주말까지 출근하는 반면 이에 대한 보상을 대체휴무로 확실히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선거가 끝나고 대체휴무로 여행을 즐기시는 분들도 많았어요. 또한 발령받기 전 선거관리위원회에서 근무하면서 느낀 건 상하조직이 유연하다는 점입니다. 공무원 조직은
2019년은 어느 해보다도 많은 시험제도 변화에 수험생들의 혼란이 가중된 한 해였다. 올해부터 처음으로 서울시 지방직 필기시험이 타 시도와 같은 날 치러지면서 중복지원이 불가능해졌고 이는 서울시 경쟁률과 합격선이 동반 하락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또한 정부는 ‘전문성 강화’를 이유로 2022년부터 9급과 경찰공무원 공채시험에 고교과목이 폐지되고, PSAT가 2021년부터 7급 시험에 도입됨을 발표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 속에도 많은 수험생들은 ‘불안감’을 지우기 위해 또 ‘합격’에 가까워지기 위해 꿋꿋이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그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자 합격자들이 종로공무원학원을 찾았다. 합격콘서트가 열린 12월 7일, 국회의원들은 여전히 각자 자기 당의 입장만을 고수하며 예산안과 충원 규모에 쏠린 수험생들의 관심을 외면했다. 수험생들에겐 포퓰리즘에 빠진 누군가의 입에 발린 말보다 그들처럼 힘겨운 시간을 보낸 선배 합격자의 한마디가 더 가슴에 와 닿았다. 합격콘서트장을 가득 메운 큰 환호와 공감의 끄덕임이 이를 방증했다. 채한태 박사의 진행으로 시작된 합격콘서트는 합격자들의 공감스토리로 90분을 채웠다. Q. 간단한 자기소개와 현재 몸 담고 있는 기관
Q. 첫 강의는 언제였나요? 강의하기까지의 과정도 함께 듣고 싶습니다. 처음부터 강사로 시작한 건 아니었어요. 집 근처에서 학원을 운영하던 고모님이 채점 아르바이트를 제안했고 대학생이었던 전 생활비를 벌 수 있다는 생각에 당장 시작하게 됐죠. 당시 전 흔히들 하는 서빙 아르바이트는 꿈도 못 꿨어요. 증조할머니까지 4대가 한 집에서 살다 보니 워낙 집안이 보수적이었거든요. 채점을 도와주면서 학생들과 소통하는 교수님들을 자주 볼 수 있었어요. 누군가를 가르치는 직업에 매력을 느꼈고 그 길로 대학원에서 교육학을 전공하게 됐습니다. 석사를 졸업하고 고모님이 또 한 번 제안을 하셨죠. 이번엔 알바가 아니었어요. 중학교 3학년 학생들의 과학을 맡아 보는 게 어떻겠냐고 물어보셨습니다. 준비할 때만 해도 엄청 떨렸는데 막상 수업을 시작하니까 정말 재밌었어요. 중3 애들하고 수준이 맞았다고나 할까요? 그때부터 차근차근 단계를 밟아갔습니다. 고등학생들을 가르치기 시작했고 검정고시학원에서 직장인반과 주부반을 맡기도 했죠. 이어 재수학원과 공무원학원까지. 다양한 연령대와 직군의 수험생들을 만나다보니 이젠 어떤 누가 와도 가르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습니다. Q. 시원시원한 성격
2002년 월드컵에서 대한민국을 최초로 4강에 진출시킨 거스 히딩크 감독. 하지만 선수 시절 그는 그저 평범한 수비수에 불과했다. 2018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목에 건 김학범 감독과 2019 U-20 월드컵에서 준우승 신화를 쓴 정정용 감독은 심지어 선수 출신이 아니었다. 반면 이상민, 현주엽, 하종화, 임도헌 등 한 시대를 풍미했던 스타플레이어들의 감독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다. 이는 ‘명선수는 명지도자가 될 수 없다’라는 속설이 적용된 경우다. 비단 스포츠계뿐만 아니라 정치, 예술 등 사회 전반에서도 이런 현상은 쉽게 확인할 수 있다. 15년간 과학 한 분야에서 수많은 대입 및 공무원 합격자를 배출한 김미정 교수도 마찬가지. 학창시절을 묻는 질문에 그는 “나는 고교시절 물포자(물리포기자)였다”라고 답했다. 물포자였던 그가 특성화고 공무원 물리 일타 강사가 되기까지의 과정과 ‘김미정표 교수법’의 핵심을 듣기 위해 종로공무원학원을 찾았다. Q. 학창 시절부터 물리 과목을 좋아하셨나요? 아니요. 전 흔히들 말하는 ‘물포자’였습니다. 고교시절 물리 수업을 듣기만 하면 너무 졸렸어요. 소통은 없고 주입만 있었죠. 학생들 수준은 생각하지 않고 ‘난 아는데 넌…
지난 5월 6일, 2019년도 국가공무원 9급 공개경쟁채용시험의 필기합격자가 발표됐다. 응시한 15만4331명 중 합격의 기쁨을 누린 이는 고작 6914명. 불합격한 95.5%의 공시생은 또 다시 신물 나는 수험가로 발길을 돌렸다. 불합격의 상처는 처음엔 크지 않은 것처럼 보이지만, 반복될수록 깊게 패여 그 깊이만큼 단절의 벽을 쌓는다. 그리고 그 시간만큼 인생을 담보로 한 호기로운 도전은 씩씩함을 잃어가고 ‘장수생’이라는 꼬리표는 자신을 더욱 지치게 한다. 사법시험에 도전한 이광웅 변호사도 이와 다르지 않았다. 아니 더 치열했고, 더 쓴 맛을 봤다. 시험 준비에서 합격 그리고 출간까지. 빼곡히 써내려간 그의 지난 8년의 일기를 되돌아본다. 나를 깨운 한 마디 중학교 때부터 법조인을 꿈꿨다. 하지만, 그건 자의가 아닌 타의였다. 부모님의 희망사항이 반영된 꿈이었다. 법학을 전공하면서도 사법시험 합격 후의 삶을 그려본 적은 없었다. 구체적인 방향 설정 없이 흘러가던 꿈은 전공 교수님의 한 마디로 뜻밖의 전환점을 맞았다. 전공과 관련된 교수님의 질문에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답했다. 제자의 생각 없는 답에 교수님은 쓴 소리를 내뱉었다. “모르겠으면 죽어야지.”…
프랑스 철학자 장 폴 사르트르는 ‘인생은 B와 D사이의 C다’라는 명언을 남겼다. 출생(Birth)에서 죽음(Death)에 이르기까지 인간은 수없이 많은 선택(Choice)의 갈림길에 놓인다. 그리고 선택에 대한 책임을 지기 위해 숱한 노력을 기울인다. 공무원 수험생 길도 그 중 하나다. 그 선택이 ‘합격’의 달콤함으로 이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21ST 공부법’으로 학습 기준을 정립한 조기현 변호사를 만나 ‘공부의 비책’을 들었다. 그는 “공부의 비책은 한걸음”이라며 “목표가 만리길이라고 만리 앞을 보는 게 아니라, 내가 갈 수 있는 지금 당장의 한걸음을 내딛는 게 중요하다”고 힘줘 말했다. Q. 헌법 강의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수험생에게 학습법을 전하고 싶었습니다. 저 역시 사법시험을 5년간 준비했습니다. 한 번에 1차 시험을 통과했지만, 2차에서 3번이나 떨어졌죠. 2차 시험은 이해가 필요한데 억지로 암기하려다 보니 실력이 늘지 않았어요. ‘어느 정도 알고 있다’는 자만심이 문제였습니다. 백지화 상태에서 다시 계획을 짰습니다. ‘쉴 땐 쉬고 할 땐 하자’가 핵심이었죠. 대단한 건 아니지만 제 강의와 학습법으로 수험생이 각자의 계획을 만들
공무원 시험에 막 도전장을 던진 수험생들의 감정을 지배하는 단어는 ‘막연함’이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할지 무얼 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 초보 수험생들의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그러나 자연인 상태가 길어질수록 합격으로 가는 길 역시 길어지기 마련이다. 어리숙한 자연인에서 벗어나, 스마트한 공시생이 되기 위해서는 공무원 시험 합격으로 인도하는 가이드가 필요하다. 조철현 교수가 초보 공무원 수험생들을 위한 가이드를 자처했다. 그는 <철현쌤, 공무원 연봉 진짜 얼마에요?>라는 책이 초보 공시생들을 합격으로 인도하는 가이드북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공무원저널이 조철현 교수를 만나 책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Q. 책을 집필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면접강의와 행정학 강의를 진행하다보니 수강생들이 궁금해 하는 부분이 대체로 비슷하다. 수험생들에게 가장 많이 들어오는 질문이 있고, 그 질문들이 비슷한 점이 있다. 이 질문들에 대한 답변을 쭉 정리해서 가지고 있었는데 이 답변들이 이제 막 시험공부를 시작한 수험생들에게 도움이 될 것 같아서 책을 집필하게 됐다. Q. 책 제목을 <철현쌤, 공무원 연봉 진짜 얼마에요?>라고 지은 이유는 무엇인가?
어제도 수십 개의 구겨진 마음들이 그녀를 향해 날아들었다. 가장 참기 힘든 스트레스를 종이에 적어서 구긴 뒤 앞으로 던져달라는 그녀의 주문에, 깨끗했던 백지는 이내 갖가지 사연들로 잔뜩 얼룩을 머금은 종이뭉치가 되어 돌아왔다. 이제 꼬깃꼬깃해진 종이를 조심스레 펼쳐 찬찬히 뜯어보고, 어떻게 하면 그들의 구겨질 대로 구겨진 마음을 제대로 수선할 수 있을지 그녀가 답해줄 차례다. 최근 신규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감정노동, 직무 스트레스 관리’ 강의를 진행 중인 공무원예비학교 임영미 대표의 일과다. 24년간 공무원이라는 무겁고도 불편한 옷을 먼저 입어본 그만의 내공이 발휘되는 순간이다. 하지만 그의 진정한 내공은 ‘공감’으로부터 비롯된다. 꼰대들의 단골 멘트인 ‘내가 해봐서 아는데’ 라는 말 대신 그와 비슷한 다른 경험자의 사례를 찾아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고 철저히 새내기 공무원의 입장에서 문제를 바라보는 따뜻함으로 잔뜩 구겨진 공무원들의 마음을 손질한다. 그래서일까. 한 달 전만 하더라도 공무원 수험생들을 위한 면접 강의 일정으로 빼곡했던 그녀의 달력은 어느새 전국 곳곳의 지방공무원 연수 일정으로 채워져 있었다. 그만큼 그의 다림질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많다
공무원예비학교 임영미 대표 "직무 전문성 및 공직가치 검증, 앞으로도 강화될 것" "정부 국정과제의 전반적인 흐름을 반드시 파악 후 자신만의 창의적인 대안 제시할 수 있어야" 제게 개별적으로 국가직 9급 면접시험 컨설팅을 받았던 수강생들의 후기에 따르면 비교적 무난한 면접이었다는 평이 전반적이었습니다. 면접시험을 무난하게 마친 응시자들의 공통점은 ‘정형화된 대답’을 한 명도 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평소 제가 면접관이 던진 질문에 획일적인 답변을 하지 말고 자신의 소신과 아이디어를 편하게 얘기하길 강조한 결과로 생각됩니다. 올해 면접시험은 정권이 교체된 이후 시스템을 정비하고 제대로 실시된 첫 시험이었기 때문에 이전 정권에서 실시된 면접시험과는 차이가 있었습니다. 인사혁신처의 국정과제가 ‘국민이 주인인 정부, 국민의 신뢰를 받으며 일 잘하는 공직사회’인 만큼 공직가치와 공직 전문성 검증에 면접의 초점이 맞춰졌습니다. ‘안보’를 강조했던 이전 정부와 달리 올해 면접시험에선 애국가를 불러보라거나 국기에 대한 맹세 등을 묻지 않았던 것도 이 같은 흐름과 무관치 않다고 봅니다. 이 때문에 앞으로 공무원 면접시험은 ‘이 정책을 아는가’와 같은 ‘단답형’ 방식이 아니라
‘1,851명’, 올해 국가공무원 9급 임용시험에서 어렵사리 필기시험의 문턱을 넘었지만, 최종 관문인 면접 전형에서 불합격한 이들의 숫자다. 과거 공무원 채용시험에서 ‘면접’은 필기합격자들을 대상으로 치르는 일종의 ‘통과의례’에 불과했다. 선발예정인원보다 약 1.2배수 많은 인원이 면접장을 출입했지만, 지금은 다르다. 선발예정인원에서 적게는 1.4배수, 많게는 1.8배수에 이르는 인원이 면접관들의 날카로운 검증을 거쳐 간다. 전형은 더욱 까다로워졌다. 국가직 9급의 경우 ‘5분 스피치’가 신설되면서 1인당 면접시간도 1인당 30분에서 50분으로 늘었고 7급은 60분에 달하는 ‘집단토의’ 면접이 도입됐다. 응시자들을 더욱 힘들게 하는 것은 출제범위와 기출문제, 정답과 오답이 있는 필기시험과 면접은 엄연히 다르다는 점이다. 필기시험이 그 실체를 조금이라도 가늠해볼 수 있는 ‘천해’라면, 면접시험은 미지의 ‘심해’다. 어떤 질문이 나올지, 자신의 대답에 대해 면접관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그 누구도 감히 예측할 수 없다. 상당수의 면접 응시자들이 필기시험과는 또 다른 차원의 막막함을 호소하는 이유다. 조철현 교수는 그 ‘심해’를 들여다본 경험이 있는 특별한 이력의…
“정말 물어보고 싶어요. 그 꽃길을 직접 경험해 봤느냐고.” 시종일관 미소가 끊이질 않았던 임영미 공무원예비학교 대표의 얼굴에서 웃음기가 걷혔다. 공직생활이 곧 ‘철밥통’, ‘꽃길’로 통하는 사회적 시선에 대한 얘기가 나왔을 때였다. 기자의 질문에 질문으로 답한 임 대표의 표정엔 안타까움이 묻어났다. 주당 근무시간이 60~80시간에 이를 정도로 야근이 익숙했고 온갖 실무를 도맡아 하느라 건강까지 포기해야 했던 공직생활 24년이 떠오른 듯 했다. “공직은 꽃길이 아니라 그냥 비포장도로에요. 때로는 대기업보다 더 치열한 곳이 바로 공직이죠. 공무원이 편하다는 인식이 있는데, 공무원으로 일해 본 사람이라면 절대 공직이 꽃길이라고 말할 수 없을 겁니다.” 실제로 9급 지방공무원 공채로 첫 발을 내딛은 뒤부터 건강 문제로 47세에 명예퇴직을 하기까지, 임 대표의 공직생활은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의 연속이었다. 순천시청에서 전남도청으로, 고용노동부 고용센터 팀장으로 자리를 옮기기까지 ‘악’ 소리 나는 노동 강도와 쉴 새 없이 밀려드는 민원, 빈번한 현장 출장업무 등 고단함이 도처에 깔린 자갈밭을 꾸준히 걸었다. 31살의 나이에 갑작스레 찾아온 만성신부전증은 그녀가 맞닥뜨
밑 빠진 독이라고 해서 물을 아예 담을 수조차 없는 것은 아니다. 깨진 독이라도 물이 빠지는 속도보다 빨리 물을 채워 넣으면 조금 더 많은 양의 물이 독 안에 머무를 수 있다. 물론, 순식간에 빠져나가는 물을 앞질러 새로운 물을 다시 부어넣는다는 것은 고된 노동을 필요로 하는 일이다. 쉴 새 없이 물을 퍼다 나를 수 있을 정도의 근력과 끈기 있게 이 같은 과정을 반복하는 인내심은 필수다. 그 결과 구멍 난 독 안엔 고여서 썩은 냄새를 풍기는 구정물이 아닌, 항상 새로이 부은 신선한 물이 찰랑거린다. 망각의 틈을 극복하고 최대한 많은 양의 지식을 부어야 하는 수험생활 역시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행위와도 같다. 기억이 망각을 압도할 수 있도록 제한된 시간 안에 집중력을 발휘해 새로운 지식을 빠르게 머릿속으로 쓸어 담아야 한다. 30대 중반이 되기도 전, 국가공무원 9급과 7급, 그리고 행정고시에 이르는 3대 공무원 시험을 모조리 평정하고 문화부 문화예술국장을 거쳐 차관급 국가정책연구기관인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을 역임한 박광무 박사의 말이다. 비단 수험생활 뿐 아니라, 얼핏 보기에 탄탄대로를 걸어온 듯한 그의 삶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의 연속이었다. 어려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