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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 기자명 김남수 기자

[인터뷰] 김대성 조각가 "회화와 조각 경계에서 조형적 실험 계속"

  • 입력 2021.08.10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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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화 조각’이라는 독창적 작품세계 구축해

인터뷰하러 가기 전부터 설렜다. 기자는 성남시에 살고 있는데, 오늘 만날 이가 성남시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인물이었기 때문이다. 성남시민이라면 누구나 성남시청 내에 있는 조형물을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모빌 형태로 이뤄진 이 조형물은 자칫 딱딱할 수 있는 성남시청의 분위기를 화사하게 만드는 것은 물론 방문객의 기분마저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기자가 이달에 만나러 간 작가가 바로 성남시청의 조형물을 탄생시킨 김대성 조각가다. 차기 전시와 NFT 시장 작품준비로 바쁜 와중에도 선뜻 인터뷰 시간을 내준 김대성 조각가를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그의 작업공간에서 만났다.

2020.패인트보이./ 에폭시레진 / 450x250x750(mm)
2020.패인트보이./ 에폭시레진 / 450x250x750(mm)

서울시립대학교 환경조각학과와 성신여대 조형대학원을 졸업한 김대성 조각가는 동화 속 캐릭터에 상상력을 더해 유쾌하게 풀어내는 특유의 작품세계로 잘 알려져 있다. 그는 예고 시절부터 조각을 전공하면서도 ‘조각에 회화적인 느낌을 어떻게 하면 들게 할 수 있을까’라는 고민에 사로잡혔고, 이는 조각의 특징인 양감과 회화적 특징인 색채가 더해진 ‘회화 조각’이라는 그만의 조형 세계로 이어졌다.

색채와 조형의 절묘한 하모니를 이루는 데 성공한 그는 널리 알려진 그림, 영화, 캐릭터 등에서 모티브를 얻어 특유의 따뜻하고 발랄한 분위기로 작품을 재해석하며 관람객에게 큰 울림을 선사하고 있다. 같은 맥락에서 대형아파트와 빌딩 그리고 관공서 등에 있었던 기존 조형물과 달리 그의 조형물은 밝고 환한 색감으로 시민들의 열렬한 반응을 얻고 있음은 물론이다.

2017. 토끼 뉴욕가다. / 에폭시레진 / 760x200x1150(mm)
2017. 토끼 뉴욕가다. / 에폭시레진 / 760x200x1150(mm)

김대성 작가는 1999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15회의 개인전을 개최하였으며, 서울시립대학교 겸임교수 및 강원대학교, 충남대학교, 성신여대 외래교수를 맡으며 후학양성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한, 세계적인 스타 BTS의 멤버 뷔가 김대성 조각가의 청동 작품 2점(채플린, 보리의 산책)을 구매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회화 조각’이라는 독창적 작품세계 구축해

조각에다가 색을 칠하는 것은 양날의 검일 수 있다. 색을 잘못 칠하면 입체적인 느낌도 반감되고, 색채의 느낌도 반감되기 때문이다. 김대성 조각가 역시 입체와 색채를 어떻게 하면 조화롭게 하나의 작업물로 만들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다.

“저는 회화와 조각의 경계를 넘나드는 조형적 실험을 지속해서 하고 있습니다. 사후세계와 인간의 내면에 천착했던 작품세계 초기를 거쳐 과도기인 스크래치 컬러링 조형물을 지나 오늘날은 원색 패턴 채색 기법으로 회화 조각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즉, 저는 조금 더 회화적인 느낌을 강하게 함으로써 작업의 과도기에서 벗어나 작품세계를 견고히 할 수 있었습니다.”

2019.보리의 산책./ 브론즈 / 220x200x550(mm)
2019.보리의 산책./ 브론즈 / 220x200x550(mm)

김대성 조각가는 본연의 조형성과 독특한 색채감을 잘 융화시켜 입체와 평면 회화성이 공존하는 ‘회화 조각’이라는 새로운 조형 세계를 탄생시켰다. 이러한 방법론을 바탕으로 그는 페르소나인 토끼를 <사랑은 비를 타고>의 진 켈리, <모던 타임즈>의 찰리 채플린으로 만들기도 하고, 뭉크의 작품을 밝고 따뜻하게 변형한 <뭉크의 정물>을 비롯해 <카사블랑카>에서 영감받은 작품인 <토끼 뉴욕 가다>를 자신의 스타일로 선보이며 예술의 또 다른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이렇듯 기존의 다른 조각 작품과는 확연히 차별화된 특성을 가진 김대성 조각가는 앞으로도 자신의 시그니처 캐릭터인 ‘토끼’가 인도해갈 예술세계 속에서 독창적인 작품을 지속해서 만들어가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2021. 모자장수. /혼합재료 / 650x850(mm)
2021. 모자장수. /혼합재료 / 650x850(mm)

즐거움을 전하고 싶다

그의 초기작품과 최근 작품을 비교해보면 느낌이 굉장히 다르다. 최근의 작품이 훨씬 더 현대인의 마음속 동심을 자극할뿐더러 톤도 밝다. 이러한 변화에는 극적인 계기가 있기 마련이다. 김대성 조각가가 입을 뗐다.

“저는 거울을 보면서 작품을 만듭니다. 거울을 통해서 제 작품을 보면 잘못된 부분이 보이기 때문이죠. 하루는 그 거울에 작품이 아닌 제 얼굴이 먼저 보였습니다. 저는 몹시 인상을 쓰고 있었습니다. 그 당시 죽음과 인간 내면을 고민하던 작품을 만들고 있었기에 저도 모르게 인상을 쓰고 있었던 것이죠.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저런 인상을 쓰기 위해 미술 작업을 하는 게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그때 그는 자신이 봐도 즐거운 게 다른 사람이 봐도 즐겁다는 생각을 처음 하게 됐다. 그 이후로 김대성 조각가는 자신의 즐거움을 위하여 작품활동을 하고 있으며, 이는 고스란히 작품에도 반영돼 관람객들도 유쾌하고 기분 좋은 시간을 공유할 수 있게 됐다. 이를 통해 관람객에게 계속해서 즐거움을 전하고 싶다는 김대성 조각가. 오는 11월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국제조각페스타와 새롭게 준비 중인 NFT 시장에서도 김대성 조각가가 관람객에게 진한 감동과 행복을 선물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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