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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공무원 칼럼] 코로나19 이후 세상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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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는 우리에게 세렌디피티(Serendipity)가 될까

[공무원저널 = 이현준] (지난 호에 이어서) 여덟째, 문화‧관광 분야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것이다. 삶의 질과 개인 가치 중시 등으로 문화와 관광에 대한 관심은 끊임없이 높아지고 있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로 감염병은 더 이상은 산발적인 위협이 아닌 언제든지 우리 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상적인 위협이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개인의 삶의 질에도 영향을 미쳤다. 오프라인(Offline)에서 직접 경험이 주된 활동인 문화, 관광, 레저 산업은 더 이상 기존 체계로는 사업을 지속할 수가 없게 되었다. 지리적 이동의 제한, 이동한 장소에서 완벽하지 않은 보건‧위생 환경은 관광 등 관련 산업에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즉, 관광 산업은 숙박, 요식, 레저, MICE 등의 산업과 밀접한데 관광 산업 자체가 침체되면서 관련 산업의 활성화를 기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한편 반드시 떠나야만 관광과 여행을 할 수 있다는 기존 패러다임을 벗어나 가상 현실(VR: Virtural Reality) 또는 증강 현실(AR: Augmented Reality) 같은 첨단기술을 활용한 새로운 사업이 등장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를 가지 않고도 한국에서 이탈리아를 여행할 수 있다. 가상 및 증강 현실을 이용해 다양한 관광 프로그램을 내가 원하는대로 만들어 이탈리아를 여행한다. 현실과 가상을 넘나들며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는 이탈리아 음식을 직접 먹을 수 있고, 이탈리아 명품도 직접 구입해 며칠 내 집에서 택배로 받을 수 있다. 그리고 가상 및 증강현실을 통한 여행을 마치면 이탈리아 풍 고급 숙소에 머무를 수 있다. 물론 100% 이탈리아 여행을 구현할 수는 없지만 실제 여행보다 상당히 저렴한 비용과 (장거리 이동이 없는) 짧은 일정으로 여행의 퀄리티를 유지할 수 있다면 코로나19처럼 이동이 제한된 상황에서 가상 이탈리아 여행은 여행객들에게 합리적인 대안이 될 것이다.

 

아홉째, 종교 및 가치관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초기 모 종교집단이 감염병의 진원지가 되었다. 그로 인해 종교계에서는 사회적 거리 두기 기간은 물론 생활방역으로 전환된 후에도 실제 종교 집회를 자제하고 온라인으로 종교행사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온라인 예배, 미사, 법회 등 비대면 종교행사는 더 이상 어색하거나 이상한 현상이 아니다. 반드시 종교시설에 가서 종교활동을 해야한다는 고정관념이 깨지면서 온라인으로도 자신의 종교적 신념을 유지하고 종교의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되었다.

 

한편 경조사 역시 코로나19로 인해 두드러진 변화가 있었다. 결혼식의 경우 코로나19로 취소와 순연이 많았는데 하객이 많이 참석하기보다 직계가족 등 최소 인원만 예식에 참석하는 방향으로 축소되어 결혼식이 개최되었다. 그래서 예식은 검소하고 내실있게 진행하되 참석은 온라인 중계 등을 이용해 최소화했다. 아울러 축의금 전달도 인터넷과 모바일을 이용하면서 하객은 물론 혼주들의 보이지 않는 부담감도 크게 줄어들었다고 한다.

 

반면 장례식의 경우 코로나19가 심각했던 나라에서는 장례 관련 서비스가 충분하지 않아 시체를 제때 매장하지 못해 방치까지 하는 안타까운 상황마저 발생했다. 아울러 감염병이 창궐(猖獗)하는 상황이라면 장례식장이 일종의 감염병 전파의 매개원이 될 수 있어 조문을 하지 않는 것이 권고되었다. 장례식도 결혼식과 마찬가지로 소수 가족들만 참여하는 방식으로 간소화하고 온라인 형태로 조문이 이뤄지고 있다. 대면 행사 참석으로 형식을 중시했던 경조사 참여는 앞으로 진심은 전달하되 의식은 간소화하는 온라인 방식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열째, 방역과 보건 능력이 국력을 측정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가 국내에 급속하게 확산되던 때 한국은 국제적으로 감염병 근원지라는 오명을 얻었다. 그렇지만 팬데믹 선언 이후 코로나19가 전세계로 확산되면서 한국은 체계적 방역관리와 성숙한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선제적으로 코로나19에 대응했고 초기 상황은 역전되었다.

 

오히려 우리의 성공적인 코로나19 대응은 K-방역이라는 ‘소프트 파워(Soft Power)’로 작용해 의료와 방역물자 수출‧지원, 방역 관련 경험 공유 등을 매개로 교민 조기 귀국 추진, 필요 인력 진출, 수출활로 개척 등으로 이어졌다. 과학적‧체계적인 한국식 코로나19 대응은 한국 제품 브랜드, 한국 문화(한류) 확산까지 흡입해 우리 국격을 높이는 세렌디피티(Serendipity) 역할을 톡톡히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