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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공무원 칼럼] 요즘 리더십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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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저널 = 이현준] (지난 호에 이어서) 그렇지만 과장님의 리더십은 단지 업무 분장에서만 드러난 것은 아니었다.

 

지금은 많이 줄었지만 당시는 출근 시간만 정해져 있었을 뿐 퇴근 시간은 없는 야근의 일상인 때였다. 그래서 대부분 부서장들이 저녁 식사를 하는 것이 기본이었는데 새로운 부서의 과장님은 국회 대기, 국정감사 등 불가피한 상황을 제외하고는 빨리 퇴근했다. 자신이 자리를 빨리 비워야 부서원들이 일찍 퇴근할 수 있고 야근을 하더라도 편안하게 할 수 있다는 논리였다. 대신 자신은 항상 전화 대기를 하고 있으니 급한 일이 있으면 전화하라고 했다.

 

그렇게 과장님의 조기(?) 퇴근은 이전 답답했던 부서 분위기와 사뭇 다른 모습을 연출했다. 지금은 일반적인 문화로 자리한 일과 개인 생활의 균형(워라벨)이 이미 예전에 부서 내에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래서 부서원 모두 자율적으로 근태를 관리하면서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가 있었다.

 

더불어 회식 문화도 미리 공지해서 부서원 전체가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시간으로 만들었다. 회식을 하면 1차가 끝나기 무섭게 도망가는 직원들이 많지만 당시에는 직원들 스스로 과장님을 모시고 2차를 가는 기(?)현상이 일어나기도 했다.

 

한편 과장님은 부서원들의 업무적인 역량을 강화하는 것을 강조하면서도 부서원 개개인의 인사나 사생활을 세심하게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승진을 앞둔 직원들을 배려하고 인사 관련 담당자에게도 적극적으로 추천했다. 또한 개인적으로 어려운 일이 있을 경우 이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그래서 과장님과 인연을 맺었던 직원들은 다시 과장님과 일하고 싶어 했고 다시 과장님과 만났을 때는 서로가 더 좋은 모습으로 만나기도 했다.

 

필자는 과장님이 전보한 후에도 계속 그 부서에 근무하게 되었지만 과장님과 함께 했던 시간은 필자의 공직생활에서 가장 의미 있던 때라고 본다. 리더십이라는 표현을 명시적으로 사용하지 않았지만 함께 근무했던 과장님은 부서원의 장점이 잘 발현될 수 있도록 기다리면서 필요할 때에만 조언과 방향제시를 해주셨다.

 

공직 초년 때 경험했던 과장님의 리더십은 시간이 흐른 지금 공직에서 필요한 리더십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지위가 높아질수록 더 큰 책임감이 요구되는 것이 리더십인데 그 책임감의 핵심은 인내심이었다. 조급해하지 않고 묵묵히 부서원이나 후배 공무원들을 기다려줄 수 있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요즘 공직에서 필요한 리더십인가 싶었다.

 

아직까지도 전형적인 계서(階序) 조직인 공직에서 함께 일했던 과장님의 리더십은 (공직)선배 리더십과 같았다. 부서원들에게 최대한 위임은 하지만 그 위임에 대한 책임은 본인이 지는 점이 정정용 감독이 선수들에게 보여주었던 삼촌 리더십과 맞닿아 있다. 삼촌 리더십, 선배 리더십은 거창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쉽게 발휘할 수 있는 리더십은 아니다. 그러한 리더십을 위해서는 의사결정을 위한 수많은 시뮬레이션을 해야 하고 결정된 사항에 대해서는 번복 없이 확고하게 밀고 나가야 부서원들이 그 리더십을 신뢰하고 따를 수가 있다.

 

리더십에 대한 신뢰성이 떨어지는 순간 삼촌 리더십이나 선배 리더십은 한낱 구호에 불과할 것이다. 요즘 리더십은 리더십에 진심을 담아서 구성원들에게 전달해야 진가를 발휘할 수 있다. 진심에서 우러나오지 않는 리더십은 헤드십(Headship)이라는 권위에 의존한 형태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부서장에 대한 뒷담화도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 있는 아량과 구성원을 평가할 때, 역량과 성과를 기준으로 구성원 개개인의 사정까지 감안하는 자상함을 갖출 때 구성원은 부서장에 대해 자발적인 순응하게 되고 이는 기대 이상의 성과로 이어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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