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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직 공무원 칼럼] 요즘 리더십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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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이나 아버지보다는 삼촌으로서

[공무원저널 = 이현준] 2019년 U-20 월드컵에서 대표팀이 준우승을 한 후 대표팀을 이끌었던 정정용의 감독의 리더십이 화제가 되었다. 선수들이 훈련할 때 아이돌 음악을 듣는 것을 허용했고, 농담이나 장난도 받아주면서 선수들을 이끌었다. 그럼 정정용 감독은 원래 소통을 잘 했을까?

 

정정용 감독은 선수시절 두각을 나타낸 선수도 아니었다. 그리고 부상으로 인해 은퇴를 빨리하고 일찍 지도자의 길에 들어섰다. 그가 지도자의 길로 들어서면서 생각한 것 중 하나가 자신이 선수였을 때 겪었던 경험이었다고 한다. 상명하복(上命下服)과 권위주의 문화가 팽배했던 것을 거울 삼아 운동장에서 이를 바꿔보려는 노력을 기울였다. 즉, 수직적인 리더십에서 벗어나 수평적인 리더십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그가 보여준 수평적 리더십은 철저히 선수들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었다.

 

일종의 파격(破格)일 수 있는 그의 리더십은 U-20 월드컵에서 각본없는 드라마를 써 내려가면서 이를 배우려는 요청이 쇄도하고 있다고 한다. 그의 리더십은 ‘삼촌 리더십’이라고 한다. 삼촌이라 하면 그 위치가 애매하다. 아버지와 형이라는 이촌(二村) 관계보다는 연관성이 떨어진다.

 

기존의 스포츠 감독의 리더십 모델이 형이나 아버지에 가까웠다면 정정용 감독의 리더십은 삼촌과 유사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아버지와 형에게 자신의 솔직함을 말하는 것은 쉽지가 않을 것이다. 아버지나 형의 엄격함과 강제성이 예전 선수들을 움직이게 했다면 삼촌의 편안함과 유연성은 요즘 세대 선수들 스스로 움직이도록 했다.

 

필자는 정정용 감독의 리더십을 보면서 공직생활에서 겪었던 비슷한 리더십에 대한 기억이 떠올랐다. 필자가 발령을 처음 받고 배치된 과의 분위기는 한마디로 일사불란(一絲不亂)이었다. 7급 초임 공무원(주사보)의 시각에서 (당시) 과장님을 중심으로 주무 서기관, 서기관, 고참 사무관, 신참 사무관, 고참 주사, 중참 주사, 고참 주사보, 실무 직원(서기 또는 서기보)으로 이어지는 위계질서를 보면서 내가 어디에 끼어들어가야 할지를 파악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숨 막힐 것 같은 수직적 조직에서 나의 생각과 주장을 표현한다는 것은 일종의 도전이었다. 물론 그 때도 자신의 색깔을 내는 6급 또는 7급 선배들이 있었지만 그들은 조직에서 쉽지 않은 길을 가고 있었다. 나이, 공직임용배경 등이 다르긴 했지만 과장님은 필자에게 명령과 지시를 하는 윗사람이었고 필자는 이를 수명해야하는 아랫사람이었다. 결국 문제가 일어나지 않을 정도로 일하는 것에 익숙해졌고 업무역량은 독학이나 득문(得聞)을 통해 발전할 수 있었다. 그러한 스타일의 리더십 테두리 안에서 공직생활을 하면서 점점 수동적으로 변해가는 내 자신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렇게 공직에서 연차가 높아지면서 현실에 타협해가던 중 새로운 부서로 전보를 가게 되었고 그곳에서 필자는 공직생활의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 이전 부서와 비슷한 부서 책임자라 생각했지만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이 기다리고 있었다. 다른 부서장과 달리 7급 공채 출신 선배님이 과장으로 계셨다. 6급 승진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은 탓에 잘 몰랐지만 과장님은 7급 공채 직원은 물론 5급 공채 직원들에게도 신망이 두터운 분이었다.

 

전보 첫 날 과장님과 단독 면담을 통해 그동안 해왔던 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리고 내게 주어진 업무는 주사였음에도 주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었다. 보통 주사나 주사보는 사무관을 보좌하는 역할을 했는데 내게 주어진 일은 단독 업무로 과장님에게 직접 보고하는 일이었다. 다른 사무관을 보좌하는 업무가 주어질 줄 알았는데 다른 7급 공채 선배들과 달리 독립적인 업무를 받게 되어 얼떨떨했다. 과장님의 업무 분장은 부서원 상황에 맞게 이루어진 것이었다.

 

한 7급 공채 선배는 서기관을 보좌했는데 곧 사무관 승진을 앞두고 있어 주무 서기관의 파트너인 주무 주사 역할을 하면서 국(局) 전체를 총괄하는 일을 맡았다. 한편 필자보다 늦게 들어온 후배는 부서 내 다른 사무관과 파트너를 이루었는데 임용된 지 얼마 되지 않아 공직 경력을 쌓는 차원에서 그렇게 배정이 되었다고 했다. 즉, 필자는 6급으로 승진해서 본격적으로 일을 배워야하는 시기였고 이전 부서의 업무 등을 고려해 제법 도전적인 업무가 주어졌던 것이었다(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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