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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고현솔 기자

새마을금고, 갑질 근절 대책 마련했지만…가해자 징계 언제?

  • 입력 2022.09.2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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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마을금고, 조직문화개선팀 구성·조직문화 진단 실시
직원 "제보해도 당사자 여전히 근무…또 만날까 겁나" 
중앙회 "조사 착수까지 시간 필요…최선을 다해 조사 중"

새마을금고중앙회 중앙본부 전경 [사진=새마을금고중앙회]
새마을금고중앙회 중앙본부 전경 [사진=새마을금고중앙회]

연이은 '갑질 논란'으로 추문에 휩싸인 새마을금고가 중앙회 차원에서 이를 근절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했다. 그러나 징계가 늦어지면서 갑질 당사자가 여전히 근무를 이어가고 있어 많은 직원들이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2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지난 20일 조직문화 개선을 위한 전담조직인 '금고조직문화개선팀'을 구성했다. 이를 통해 금고 내 갑질, 직원 직무 범위 외 부당지시 등을 근절하도록 지시한다는 구상이다. 

최근 전라북도 남원에 위치한 동남원새마을금고에서 여성 직원에게 밥 짓기, 설거지, 빨래 등을 시킨 사실이 알려져 '갑질' 논란을 낳자 사내 문화 개선에 나선 것이다.

이후 직장갑질119가 전국 곳곳의 새마을금고 직원들에게서 추가 제보를 받은 결과, 일부 금고의 이사장들이 직원들에게 본인 소유의 과수원에서 과일을 따라고 하거나 자녀의 결혼식을 앞두고 청접장을 접게 해 야근을 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대책 마련과 더불어 행정안전부 지도에 따라 최근 제기된 내부 갑질 사안에 대해 철저한 조사를 펼치고 관련자를 엄중히 조치한다는 방침이다. 행안부 역시 새마을금고의 갑질 실태를 조사해 사실로 확인될 경우 관련자를 문책할 예정이다.

하지만 이같은 대책 마련에도 갑질 당사자에 대한 징계가 늦어지는 탓에 직원들은 여전히 불안함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직장인 익명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올라온 한 게시글에 따르면 중앙회에 갑질 등 부당행위를 제보하더라도 징계 없이 당사자가 여전히 회사를 다니고 있어 피해가 여전한 상황이다.

글쓴이는 "(중앙회는) 용기내서 제보했으면 일 좀 해 달라"며 "너무 괴로워서 제보한 건데 왜 (당사자는) 멀쩡히 다니고 있냐"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시 또 만나게 될텐데 겁난다"며 "이러다가 젊은 직원들은 공황장애에 걸리겠다"고 호소했다. 

전국새마을금고 노조 관계자는 <퍼블릭뉴스>와의 통화에서 "(갑질과 관련해) 당사자를 징계한 곳은 아직 없다고 알고 있다"며 "갑질은 계속해서 일어나는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앙회에서는 (갑질 등 부당행위를) 하지 말라고 하지만 실질적인 효과는 아직 체감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새마을금고중앙회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제보 이후 조사에 착수하기까지 물리적으로 시간이 걸리다보니 그런 것 같다"며 "고충을 호소하는 직원 입장에서 굉장히 급한 일은 맞으니, 할 수 있는 선에서 미루지 않고 최선을 다해 열심히 조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갑질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던 동남원새마을금고에 대해서는 "현재 물리적인 감사 및 사실관계 조사는 마무리된 상황"이라며 "이달 말쯤에는 감사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보이며, 후속 대책도 고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6일 부산지방법원 신민석 판사는 전국새마을금고 노동조합과 A씨가 부산 태종대 새마을금고를 상대로 제기한 소송에서 새마을금고가 노조에 500만원, A씨에 임금‧위자료를 포함해 2856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점심 준비를 못하겠다고 하자 사직을 권유받은 A씨는 전국새마을금고 노조에 가입했고 새마을금고 측은 노조 탈퇴를 종용했다. 이후 기존 업무(3가지)의 9배에 달하는 27가지 업무를 부여했고, 직위해제와 대기발령을 내렸다.

A씨는 같은해 10월 소형 금고가 있는 방에서 대기하다 감금된 듯한 분위기에 압박감을 느껴 경찰에 신고했고 병원에서 우울‧공황장애로 2주 이상 입원 가료의 진단을 받았다.

재판부는 A씨에게 내려진 직위해제, 대기발령, 정직처분 등이 노조 가입을 이유로 불이익을 준 부당노동행위에 해당한다고 봤다.

노조와 A씨의 변호인은 "밥 짓기를 거부했다고 사직을 종용하고 노조에 가입하자 규정을 손으로 베껴 쓰는 작업만 반복해서 시켰다"며 "일일이 열거하기도 힘든 괴롭힘들이 있었던 걸 고려하면 인정된 위자료가 결코 많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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