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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명 고현솔 기자

변동→고정금리로 바꿔준다는데…안심전환대출, 실효성·역차별 논란

  • 입력 2022.05.13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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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낮은 순서대로 공급…최대 9억원 
신청자 몰릴 경우 서울은 '그림의 떡'
무주택자·전세 대출자 역차별 논란도

[사진=금융위원회]
[사진=금융위원회]

정부가 올 하반기 금리 상승기 차주의 이자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전환해주는 안심전환대출을 출시한다. 지난 2019년과 같이 수요가 몰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정책의 효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수요가 총 공급액을 초과할 경우 집값이 낮은 순서대로 공급해 서울 주택 소유자에게는 '그림의 떡'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면서다. 전세대출의 경우 지원 대상에서 제외돼 역차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는 2차 추가경정 예산 편성을 통해 변동금리를 고정금리로 바꿔주는 '안심전환대출'을 추진한다. 금리와 물가가 모두 오르는 등 경제·금융 여건이 어려워짐에 따라 취약차주의 부담을 완화하고 향후 발생할 위험을 제거한다는 취지다.

금융위원회는 올해 하반기 안심전환대출을 20조원 공급하고 금리 추이 및 시장 수요와 예산 상황에 따라 내년 최대 20조원을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주택금융공사에 1090억원을 출자하고 주택금융공사는 주택저당증권(MBS)을 발행해 재원을 조달한다.

안심전환대출은 일반형과 우대형으로 구성된다. 일반형의 경우 집값 9억원 이하라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기존 대출잔액(최대 5억원) 내에서 보금자리론 금리(5월 기준 4.1~4.4%)보다 최대 0.01%p 저렴한 고정금리로 갈아탈 수 있다. 보금자리론 금리보다 최대 0.03%p 저렴한 고정금리로 공급되는 우대형은 집값 4억원 이하, 부부합산 소득 7000만원 이하일 경우 신청할 수 있다. 한도는 최대 2억 5000만원이다. 

금융당국은 금리 상승에 대비해 전체 주담대 중 고정금리의 비중을 높이려고 하고 있다. 은행의 경우 올해 말까지 전체의 52.5%까지 고정금리 비중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변동금리 상품은 금리 인상기에 금리가 빠르게 올라 차주의 부담이 갑자기 커질 수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3월 은행권에서 신규 취급된 가계대출 중 80.5%가 변동금리에 해당한다.

정부는 기존과 유사하게 집값이 낮은 순으로 공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를 두고 적용대상과 정책효과와 관련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집값이 너무 올라 실효성이 떨어지는데다 주택 보유자에게만 혜택이 돌아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앞서 정부는 2019년 안심전환대출을 시행한 바 있다. 당시 20조원 규모로 사업을 계획했으나 2주만에 대출 신청금액이 73조원을 넘어가는 등 수요가 몰리면서 최종적인 주택가격 커트라인은 2억 7000만원으로 확정됐다. 당시 신청자들 중 절반 가까이가 반년 이상 심사를 기다리다 탈락을 통보받으며 '희망고문' 논란이 일기도 했다.

서울 등 집값이 높은 지역의 차주에게는 '그림의 떡'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2019년보다 집값이 크게 오른데다 서울과 지방 간 양극화도 심해졌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의 지난 2월 통계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은 12억 6891만원이다. 신청이 몰릴 경우 서울 지역 주택보유 차주에게 돌아갈 몫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해당 정책이 전세대출에는 적용되지 않아 무주택자나 전세 대출자에 대한 역차별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정책이 발표된 후 부동산 관련 인터넷 카페에서는 "주담대만 가계대출이고 전세대출은 대출도 아니냐", "세금 쓸거면 공평하게 지원해야지 무주택 서민들은 호구냐" 등 불만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전례없이 가계부채가 크고 금리 인상이 계속되는 현재 상황에서 안심전환대출은 묘수가 될 수 있다"며 "다만 과거 안심전환대출 공급 당시 수요가 몰려 소비자와 창구 직원들이 큰 고통을 겪었던 만큼 적절히 신청을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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