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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뷰
  • 기자명 허영훈 문화부장

[인터뷰]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이경숙 신임 회장

  • 입력 2021.11.19 0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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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성주의 의제를 선도하며 미디어를 비롯한 여성과 젠더 연구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길 기대
-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성인지적 선거보도와 차별금지법 제정, 디지털 성폭력 이슈 등 현안에 대한 학회의 목소리에 귀기울일 필요 있어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제23대 이경숙 회장(사진=고려사이버대학교)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제23대 이경숙 회장(사진=고려사이버대학교)

지난 6일 서울 종로구 센터포인트광화문빌딩에서 열린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정기총회에서 고려사이버대 문화예술경영학과 이경숙 교수가 제23대 회장으로 취임했다. 

여성주의 의제를 선도하며 미디어를 비롯한 여성과 젠더 연구를 지속적으로 이끌어 갈 이경숙 신임 회장을 만나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의 그동안의 활동상과 앞으로의 계획에 관해 물었다.  

기자> 제23대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회장으로 취임했는데 자기 소개를 부탁합니다.
이경숙 회장> 텔레비전, 인터넷, 신문 등을 중심으로 한 미디어 문화를 연구하는 연구자이다. 텔레비전 등의 미디어 콘텐츠의 남녀 재현관습, 미디어 문화, 수용자들의 미디어 콘텐츠 수용과 경험 등에 대해 연구한다. 현재 고려사이버대 문화예술경영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며, 문화산업론, 대중문화의 이해, 콘텐츠스토리텔링 등을 가르친다. 고려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신문방송학 석사,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002년부터먼 고려사이버대 교수로 재직중이며, 학생처장을 역임했다. 그동안 한국언론학회, 한국방송학회 등 미디어 유관 학회에서 편집이사 및 연구이사로 활발히 활동했다. 또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성평등미디어특별위원회 위원장도 역임했다. 

기자>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는 어떤 일을 하는 곳인지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이경숙 회장> 사단법인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는 신문방송학과, 미디어·커뮤니케이션 전공 교수 및 연구자들 중심으로 1993년부터 시작한 <여성 커뮤니케이션연구회>를 모태로 2003년 학회로 발족하여 30여년된 학회이다. 젠더 및 미디어와 문화 관련 학술연구와 발표는 물론 여성단체, 미디어 기관 및 기업들과 이 분야의 산학협력을 주도하고 있다. 학회 회원은 각 대학, 방송사 등 관련 언론 매체, 한국방송심의위원회 등 연구기관과 유관기관에 종사하는 미디어와 커뮤니케이션 전공 박사와 교수 연구자들이다. 특히 젠더 분야에서 활발한 연구 활동으로 미디어와 문화, 저널리즘·디지털 테크놀로지와 관련된 여성주의 의제를 선도하고 있다. 현재 정회원 250여 명(준회원 포함 350여 명)의 여성학자와 미디어 산업(방송, 언론, 광보, 홍보, IT 등) 관계자들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커뮤니케이션·젠더 연구회, 뉴미디어 연구회, 미디어비평 연구회, 지역여성 연구회를 포함하는 4개의 분과위원회가 전문적 연구활동을 수행한다.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는 우리 사회에서 중요하고 민감한 젠더 및 미디어와 문화영역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지속적으로 다루며 학문적 공론장 형성을 위해 노력했다. 

기자> 학술지와 저서도 발간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이경숙 회장> <미디어, 젠더 & 문화>라는 학술진흥재단 등재학술지를 2004년부터 연 4회 발간하여 연구자들이 미디어 연구 및 여성과 젠더 주제에 대한 연구를 지속한다. 또한 매년 여성 및 미디어 영역에서의 주요 이슈를 다루는 저서를 발간한다. 최근 발간한 저서로는 <미디어 격차>, <AI와 더불어 살기>, <핵심 이슈로 보는 미디어와 젠더>, <디지털 미디어와 페미니즘>, <모바일과 여성>, <뉴미디어, 뉴커뮤니케이션> 등이 있다. 매년 두 차례 정기학술대회와 미디어, 젠더, 문화 관련 다수의 세미나를 개최하며 학술활동을 활발히 한다.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제23대 이경숙 회장(사진=고려사이버대학교)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제23대 이경숙 회장(사진=고려사이버대학교)

기자> 신임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역점을 둘 사업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듣고 싶습니다.
이경숙 회장>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는 여성학자들 중심이기에 강한 연대와 지지를 전통으로 한다. 팬데믹 이후 대면 기회가 축소되어 신진학자들, 은퇴연구자들과의 교류기회가 부족했다. 회원들간의 연대와 지지가 젠더 이슈를 연구하고 발굴하는 힘이기도 하다. 회원들은 자신의 미디어 연구 분야의 주전공이 있지만, 학계 비주류인 젠더 연구를 부차적으로 담당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여성학을 전공한 회원은 매우 소수이기에 연구자들이 여성주의 이론 등을 함께 공부하면서 미디어 분야의 젠더 이슈를 탐구한다. 그래서 학회원들의 연대 강화가 학회 전통을 잇고, 학술적으로 발전시키는 것이기도 하다. 특히 박사 학위를 받고 학계에 첫걸음을 디딘 신진 연구자들을 격려하고, 그들의 연구관심을 학회를 통해 발전시킬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중요하다. 신진학자의 대학 진출이 점점 어렵고, 세부 전공에 따라 여성 학자는 대학 진출이 더 어렵다. 이제 70대가 넘은 은퇴 연구자들도 있어서 회원들 간의 세대 교류도 필요하다. 초기 연구자들은 한국 미디어 역사와 함께 했기에 이분들의 경험을 학회에서 젊은 세대와 나누고 그들의 지식과 경험을 기록하는 것도 필요하다.  

기자> 성인지 감수성 등 국내 현안과 더불어 연구 결과에 대한 점검도 학회 내에서 활발히 논의되어지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경숙 회장> 2018년 미투보도 이후 한국 사회의 성인지 감수성에 관한 관심이 높아졌다. 미디어 현장에서도 다양한 변화가 있었고, 성평등 보도를 위해 우리 학회도 많은 노력을 했다. 이제 4년이 흘렀고, 어떠한 변화가 있는지 해야할 과제는 무엇인지 점검할 때가 되었다. 신문사, 방송사, 여성가족부 등이 각각 어떤 변화의 노력을 했는지도 현장종사자들과 논의할 필요가 있다. 최근 AI, 메타버스, 빅데이터 등이 제기하는 인간과 기술의 결합, 팬데믹으로 인한 환경과 인간의 관계 등을 통해 인간 너머의 삶과 공동체에 대해서도 학술적으로 성찰하려고 한다. 인문학자들과의 적극적 교류도 추진할 생각이다. 어느 때보다도 중요해진 여성주의적 삶과 생태주의적 삶을 미디어 연구에서 담아내고, 학술적으로 탐구하려고 한다.

기자> 최근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가 발간한 <미디어 격차>(한울)는 어떤 책인지 궁금합니다. 섹션별로 어떤 주제로 담고 있는지도 설명해주시면 좋겠습니다. 
이경숙 회장> 넷플릭스가 <오징어게임>의 글로벌 수용자를 형성하며, 'K-콘텐츠'에 대한 관심을 높였다. 이 책은 새로운 디지털 기술이 무궁무진한 가능성도 가져오지만, 편향성과 불공정을 학습하여 전통적인 격차를 답습하는 현상을 다루고자 했다. 저자들은 글로벌 미디어와 OTT, AI 등의 편리성과 가능성보다도 이러한 기술이 소득, 성별, 소수자, 민족, 인종, 노령인, 취약계층에게 미치는 디지털 불평등 효과와 소외의 양상도 체계적으로 진단하려고 했다. 총 4부로 구성된 이 책은 1부에서는 미디어 격차 문제를 미디어 기술 환경과 사회구조적 조건과 관련해서 논의하고, 지능정보화 시대 미디어 격차가 초래하는 사회적 불평등의 실태를 진단했다. 2부는 디지털 불평등 현실에서 미디어 이용으로 초래된 사회문화적 격차를 논의하고, 대표적인 사회화 기제이자 의식 산업의 주체로서 미디어의 역할을 새롭게 성찰하고자 했다. 제3부는 글로벌 플랫폼 환경에서 드러나는 미디어 산업 격차를 다룬다. 특히 미디어 산업의 노동 특성으로 청년과 여성 중심의 불안정한 고용과 위계적 노동시장에서 야기되는 격차를 탐구한다. 제4부는 뉴노멀 시대, 플랫폼과 데이터 환경에서 지속가능 한 발전을 위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과 포용 사회를 위한 실천 방안을 논의한다. 국경과 문화를 초월하는 디지털 네트워크 사회의 디지털 시민성과 디지털 리터러시를 탐구한다. 시공간의 변화와 공명하는 시민성 개념의 변화를 추적하고 여러 선진국의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 사례 및 미디어 리터러시 연구 동향을 살펴봄으로써, 디지털 미디어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고 더 나은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시민으로서의 역량과 의무를 성찰한다.

<편집자 주>

내년 3월 대통령선거가 치러진다. 겨울에 앞서 이미 정치의 계절이 성큼 다가왔다. 성인지적 선거보도와 차별금지법 제정, 디지털 성폭력 이슈 등 현안에 대한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의 목소리에 우리는 귀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어떤 주장을 펼치기 위해서는 그 근거와 당위성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고, 그 작업을 위한 첫 단추는 조사와 연구일 것이다. 한국여성커뮤니케이션학회 정관 제1장 제3조에는 '성평등사회 도모'를 주된 목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학회의 지속적인 조사와 연구활동이 대한민국을 온전한 성평등사회로 이끄는 구심적 역할을 해 주기를 진심으로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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