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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화일반
  • 기자명 백성요 기자

'혐오는 공감으로 치유돼야'...세미나·전시회서 주목받은 화두, 서적으로 집대성

  • 입력 2021.10.07 1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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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앤씨재단의 '아포브' 컨퍼런스 강연 및 토론 내용 책으로 엮어
-역사, 사회분야 교수 9명 저자로 참여

티앤씨재단의 컨퍼런스와 전시회를 통해 '혐오'와 '공감'에 대한 사회적 문제의식을 상기시켰던 내용들이 '헤이트, 왜 혐오의 역사는 반복될까'라는 도서에 담겼다. 이 책은 6일 기준 교보문고(모바일) 인문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라 있다. 

이 책은 지난 2020년 티앤씨재단이 주최한 혐오에 대한 '아포브(APoV, Another Point of View)' 컨퍼런스 'Bias, by us(우리에 의한 편견)'의 강연과 토론에 참여한 최인철 서울대 교수,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 김민정 한국외대 교수, 이희수 성공회대 석좌교수 등 역사, 사회 분야 교수 9명이 저자로 참여했다. 저자들은 인류를 고통으로 내몰았던 세계사 속 이야기와 현대 사회에 만연한 혐오 문제를 들여다보고 미래 세대를 위해 공감과 포용 사회로 나아가는 방법을 서술했다. 

책에서는 혐오가 공감의 반대말이 아닌, 선택적 공감의 극단적 모습이라는 점을 역설하고 있다. 인류사에 반복적으로 등장했던 혐오사건을 살펴보며 가짜 뉴스와 헛소문으로 선동된 공감이 결국 다른 집단에 대한 혐오로 종결되어 왔다는 점을 흥미롭게 보여준다. 

다소 무거운 주제지만 여러 명의 학자들이 혐오에 대한 역사적 근원과 최근의 국내외 사례까지 망라해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헤이트'는 전체 세 개의 챕터로 구성됐다. 혐오의 기원과 함께 온라인과 미디어를 통해 갈수록 교 묘해지는 혐오현상을 다룬 ‘우리 안에 숨은 혐오라는 괴물’, 종교 전쟁, 이념 갈등, 인종차별 등 세계사 속에서 여러 형태로 발생했던 혐오사건들을 조명한 ‘가슴 아픈 역사가 전해주는 메시지’, 시청자 질의응답이 이어졌던 토론 등을 담은 ‘한 걸음 더 톺아보는 혐오’ 등이다. 

이 책의 배경이 된 컨퍼런스는 티앤씨재단이 개최했다. 티앤씨재단은 교육 불평등 해소와 공감할 줄 아는 인재 양성을 목표로 2017년 설립된 비영리 공익법인이다. 장학, 복지, 교육, 학술연구 및 지원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특히 우리 사회 곳곳에 만연한 ‘혐오’ 문제를 치유하기 위한 화두로 ‘공감’을 제시해 왔다. 

구체적으로 재단은 ‘바이어스 바이 어스’ 공감 콘퍼런스를 시작으로, ‘아포브’ 전시회 ‘너와 내가 만든 세상’ 서울전과 제주전을 연달아 개최했으며,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 ‘제페토’ 상에서 전시회를 갖고 작품을 NFT(대체불가토큰)로 판매하는 등 새로운 시도를 해왔다. ‘아포브’는 다른 생각에 대한 이해와 포용을 뜻하는 티앤씨재단의 공감 프로젝트명이다. 

지난해 10월 12개 강연과 토크 콘서트로 진행된 ‘바이어스 바이 어스’ 콘퍼런스는 유튜브 누적 조회수 60여만회를 기록했다. 10대 청소년부터 60대까지 전 세대가 동시에 참여하여 ‘공감’이라는 화두에 의미를 더했다는 평가다. 

이어서 재단은 같은달(10월) '공감' 메시지 확산을 위해 체험 전시 ‘너와 내가 만든 세상(서울)’ 전을 개최했다. 강애란, 권용주, 성립, 이용백, 최수진, 쿠와쿠보 료타 등 6명의 현대미술작가가 참여해 인류에게 새겨진 비극적 기억을 통해 혐오의 심리와 극복의 메시지를 예술적 경험으로 전달했다. 전시에서는 설치작품, 드로잉, 애니메이션과 영상 등을 통해 혐오의 증폭과 결말, 그 속에서도 잊어서는 안되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았다. 

올해 4월부터 재단은 지난해 개최한 ‘너와 내가 만든 세상(서울)’ 전에 참여한 6인의 작가 외에 중국의 장샤오강, 한국의 진기종 작가를 추가한 총 8인의 작품을 제주 ‘포도뮤지엄’ 개관전으로 내년 3월까지 상설 전시하고 있기도 하다. 여기에는 독일 대표 예술가인 케테 콜비츠의 ‘아가, 봄이 왔다’ 전시도 동시에 진행된다. 케테 콜비츠는 노동과 빈곤, 전쟁과 죽음, 모성 등을 판화 드로잉과 청동 조각 등을 통해 표현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전시에는 김희영 티앤씨재단 대표가 전시 총책임자로 참여했다. 전시 1개월 만에 누적 관람객 수 1만 명을 넘어섰으며, 10월 현재 기준 총 누적 관람객이 약 3만9000명에 이른다. 

재단은 코로나로 인해 직접 전시회 방문이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 지난 7월 네이버의 메타버스 플랫폼인 ‘제페토’에 메타버스 포도뮤지엄을 열었다. 메타버스 포도뮤지엄에는 오프라인 방문객 숫자의 두배를 넘는 약 9만8000명이 다녀갔다. 

이어서 8월에는 ‘너와 내가 만든 세상’ 전시에 참여한 작가들의 작품을 NFT로 제작하고, 글로벌 암호화폐 거래소 바이낸스가 만든 플랫폼을 통해 경매 판매액 4억7000만원을 달성했다. 이 중 재단의 수익금은 굿네이버스를 통해 기부할 예정이다. 

재단 관계자는 “현대 사회의 많은 갈등과 분열이 공감의 부재 혹은 과잉 공감에서 발생한다”며 “긍정적인 '공감'을 통해 사회에 만연한 갈등과 분열을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공감 프로젝트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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