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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광무칼럼
  • 기자명 박광무 박사

[박광무 박사의 청춘칼럼] 경쟁률과 합격선을 넘는 완도(完道)의 공부

  • 입력 2017.09.19 1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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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반기 국가공무원 추가공채의 원서접수결과가 공개되었습니다.
이미 잘 알려진 바대로 경쟁률은 90대1에서 분야에 따라 500대1에 육박하는 전례 없는 기록을 남겼습니다.
7급이 113명 선발에 10,796명 지원으로 95.5대1의 경쟁률을, 9급이 316명 선발에 95,390명이 지원하여 301.9대1의 경쟁률을 기록하였습니다.

특히 고용노동직은 90명 선발에 44,510명이 지원하여 494.6대1이라는 기록적인 경쟁률을 나타냈습니다.
모처럼 추가모집이 공고되었고 그러다보니 상반기에 시험에 합격하지 않은 공시생과 새롭게 도전하는 수험생이 합쳐져서 이 같은 “살인적인” 경쟁률을 기록하게 된 면도 없지 않습니다.
이번에 크게 합격을 기대하는 분들에게는 얼마나 속이 상하겠습니까? 하지만 여기서 주저앉아 있을 수도 없고 시험제도에 대하여 원망만 하고 있을 수도 없습니다.
현실은 공개경쟁을 통한 시험이므로 합격선에 들어야 한다는 절박함이 우리의 뇌리를 짓누릅니다.
그러나 한 번 더 마음을 가다듬어보면 경쟁률이란 허상에 불과하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극복 못할 바도 아니라는 것입니다.
나는 여기서 여러분에게 이미 『975공스타그램』에 썼지만 합격선을 보지 말고 완전히 이해하는 수준의 공부 즉 완도(完道)의 수준에 이르도록 하라는 말씀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자 합니다.
한국불교의 큰 별이었던 성철 스님은 일찍이 “바라보라는 달은 보지 않고 왜 손가락을 쳐다보느냐?”라고 사문대중에게 호통을 쳤습니다.
사안의 본질을 보지 못하고 피상적인 모습에 눈이 팔려서 걱정과 번민을 하는 인생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바르게 보는(正見) 훈련을 쌓기를 독려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경쟁률을 바라보면 정신이 아득해지기도 할 것입니다.
저 역시 공무원 시험공부를 처음 할 때에 그랬으니까요.
그러나 공부의 이력이 더해가면서 터득한 진리가 있다면 바로 완도의 경지라는 것입니다.
경쟁률이 나타내는 바는 현실의 답답함입니다.
너무나 많은 인재들이 좁은 취업의 문, 공직의 문을 두드리는 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그러나 알고 보면 공채 시험이란 다른 면에서 해당 검정과목에 대하여 일정한 이해의 수준에 도달하였는가를 상대적으로 확인하는 단순한 과정일 뿐입니다.
따라서 완도의 경지로 공부하여 준비된 수험생이라면 이 부분에 대하여 경쟁률이 얼마든, 합격선(cut line)이 얼마든 그걸 염려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죠.
자, 이제 경쟁률과 합격선을 뛰어넘는 필승 합격의 길, 즉 완도의 경지에 대하여 정리하여 보겠습니다.
첫째는 완도란 책을 읽을 때 표지에서부터 마지막 장 뒤표지까지 다 읽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모든 교재는 책의 표지에 제목이 있고 머리말이나 프롤로그에서 압축적으로 책의 요지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나아가 본문에서 주석과 참고문헌에 이르기까지 설명이 들어있습니다.

마지막 에필로그 혹은 부록으로 들어가 있는 내용은 본문에서 다 하지 못한 내용이나 관련 자료를 첨부하기도 합니다.
이어서 뒤표지에서는 본문의 내용을 압축하여 대표적인 몇 가지를 설명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내용을 놓치면 안 됩니다.
책의 내용은 따라서 앞장에서 마지막 뒤표지 내용까지를 다 읽은 것을 1독으로 계산합니다.

둘째는 밑줄 치기입니다.
중요내용에 대하여 처음 읽을 때 전체를 넘기면서 서술의 구조와 개요를 파악합니다.

그리고는 정독을 하면서 일정하게 밑줄을 쳐나갑니다.
밑줄 치기는 각자의 편리에 따라 할 수 있지만 파랑볼펜, 빨강볼펜, 형광펜, 샤프 연필 등을 활용합니다.

가령 제1독은 연필, 제2독은 파랑볼펜, 제3독은 빨강볼펜, 제4독은 노랑형광펜 등으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각자의 취향과 목적에 따라 순차로 혹은 동시에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밑줄 치기는 처음엔 요점 파악이 잘 안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공부의 수준이 올라갈수록 독서와 밑줄 치기가 일정한 경지에 오르게 되고 그때부터는 공부효율의 가속도가 나기 시작합니다.

저의 경우 밑줄 치기를 처음 할 때는 기본서 10페이지 읽는데 한 시간이 걸리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정독의 단계를 거쳐야만 완전한 이해와 숙지의 상태로 들어갈 수 있습니다.
공부에 있어서 성급함으로는 절대로 제대로 된 충실한 학습이 될 수 없습니다.
한 가지 팁을 더 드리면 밑줄 치기를 할 때 자를 대고 줄을 치는 훈련을 하면 좋습니다.
이것은 정신을 집중하게 만들고 또 2독 이후의 독서속도를 증진시키며 기본서와 문제집 등 모든 수험서를 깔끔하게 관리하는 비결이기도 합니다.
줄치기에도 일정한 훈련이 필요합니다.

이 경지에 이르면 공부에 가속도가 붙게 됩니다.
셋째는 정의와 개념 파악입니다.
이것은 정독과 동시에 해나가야 하는 부분입니다.
읽어나가면서 단어와 용어의 정의(定義)와 개념(槪念)이 정확히 이해되지 않는다면 철저히 의심하여야 합니다.
정확한 정의와 개념을 알게 되면 기본서가 읽혀집니다.
정의와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적당히 읽어나가면 결국 적당히 모르는 수준밖에 안됩니다.

이 점을 철저히 하는 과정은 자신을 조이는 일이며 고통스러운 과정입니다.
그러나 반드시 이 과정을 통과하여야 2독 이후부터 빠르게 독서속도가 붙으면서 훨훨 나는 경지까지 이를 수 있습니다.
넷째는 맥락의 이해입니다. 문장을 읽어나가면서도 무슨 말인지 모를 때가 있습니다.
나도 처음 행정학, 행정법, 경제학, 정치학 등 사회과학 학문의 세계에 처음 들어갈 때 그랬으니까요.
그렇지만 용어의 정의를 알면 맥락이 이해되기 시작합니다.

반복하여 읽다보면 저자가 의도하는 바가 무엇인지 깨달아집니다. 이 단계에 이르기까지 같은 문장을 반복하여 읽는 습관을 들이면 좋습니다.
앞뒤 문장과 연관사항을 찾아가면서 읽다보면 학문을 깨달아가는 즐거움을 발견하게 됩니다.
과거 우리의 선현들은 소리 내어 낭송하면서 문장의 맥락을 이해하고 암송에까지 이르렀습니다. 소리 내어 읽는 것은 매우 효과적인 맥락이해 방법입니다. 요즘 우리 학습여건이 그렇지 못한 면이 있지만 작은 소리로라도 집에서나 혼자만의 공간에 있을 때는 해보시기 바랍니다. 다섯째는 연관사항의 학습입니다. 문장을 통한 맥락을 이해하게 되면 다음단계로 앞뒤 연관사항을 학습할 수 있습니다.
이것은 특정한 정책문제 혹은 상황의 이해에 그치는 게 아니라 응용문제와 해결방안의 다양한 형태를 학습하고 문제해결능력을 배가하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그리고 전체를 조합하고 재편집하는 역량을 키워 나갑니다. 학습의 완성단계로 나아가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변용에 대한 대응 역량 기르기입니다. 객관식 문제이든 주관식 문제이든 간에 변용은 늘 따라옵니다. 기본 개념과 정의를 정확히 알고 문장의 맥락을 이해하면 연관사항도 자연히 쉽게 이해할 수 있고 이에 따라 변용에 대한 대응역량은 자연스럽게 길러집니다. 이것은 많은 응용문제를 풀어보며 사례문제의 연구를 통하여 향상됩니다.
이러한 과정으로 공부한다면 누구든지 완도(完道)의 경지에 이를 수 있습니다.
모름지기 시험의 세계에서는 경쟁이 불가피합니다.
그러나 지금 공부하는 수험생들은 합격하는 순간 합격 동기(同期) 혹은 임관 동기가 됩니다.
같은 국가 공직을 위한 길에서 동지(同志)가 됩니다.
나의 경쟁자는 옆에서 공부하는 공시생이 아니라 나 자신이라는 점을 기억하면 좋겠습니다. 굳이 경쟁자가 있다면 우리의 비교국가들 즉 일본이나 미국이나 중국의 청년들과 대학생들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들과 글로벌 무대에서 경쟁해야하는 날이 금방 여러분 앞에 다가오게 됩니다.
그날을 대비하여 지금 촌음을 아껴 학습하고 학문의 길도 매진하길 바랍니다. 여러분의 미래에 밝은 희망의 빛이 가득하길 축원합니다.
성균관대 초빙교수(국정전문대학원) 이화여대 외래교수(정책과학대학원), 행정학박사,호 동천(東泉), 시인,수필가,칼럼니스트. 9급(18세) 7급(21세) 5급행정고등고시 합격(32세), 울진중고 한국방송통신대 성균관대 서울대행정대학원 성균관대국정전문대학원 졸업, 김천우체국(9급),문교부(7급),문화부 문화예술국장, 한국문화관광연구원장(차관급 국가연구기관장)역임, 저서:「한국문화정책론」,「975공스타그램」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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