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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무원저널
  • 기자명 신희진 기자

[기자 칼럼] 공시생이 감히 드라마를 본다고?

  • 입력 2018.11.06 13:07
  • 수정 2018.11.06 13:08
  • 댓글 0

인터넷 커뮤니티에 잔잔한
충격 준 초보 공시생의 시간표

디씨인사이드의 공무원갤러리는 공무원 수험생들이 가장 많이 몰리지만, 합격을 위해서라면 가장 멀리 해야 할 인터넷 커뮤니티로 꼽힌다.
그런 공무원갤러리에 한 초보 공시생이 공부 계획표를 올리고 평가를 바랐다.
글 작성자는 오전9시에 일어나 공부 준비를 하면서 드라마 시청을 오전10시까지 하고,오전10시부터 오후3시까지2~3개 과목의 기본서를 공부한 후,오후3시부터 오후4시30분까지 점심 겸 저녁 식사, TV시청을 한다.
그리고 오후4시30분부터 오후10시까지 공부를 한 후,오후10시부터 오후11시까지 드라마 시청을 하고 자정까지 운동,그리고 새벽2시까지 집에서 공부를 하고 잠에 들겠다고 적었다.
이 글에 달린 댓글에는 “에효 허수 X끼ㅋㅋ”, “뭔 드라마를 봐 정신 나갔냐? 8시에 기상 후 씻고 바로 도서관 출발해라”, “드라마 보는 시간에 단어 하나를 더 외워라”, “TV랑 드라마 볼 시간을 줄여라”라는 부정적인 평가가 전부였다.
그러나 이 글은 ‘낚시 글’이다.
이 글의 작성자는 다른 사람의 시간표를 가져왔을 뿐이다.
그리고 이 시간표의 주인공은 2014년 국가직 7급 공무원 공채시험에 수석으로 합격한 조규성 씨다.
2015년 1월 조규성 씨는 공무원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수험생활 동안 쌓인 스트레스를 푸는 비결에 대한 질문에 “밤에 운동장을 뛰면 스트레스가 자연스레 해소됐고, 그래도 부족하다면 게임도 하고 친구들을 만나 술도 한 잔 하면서 남들처럼 평범하게 스트레스를 풀었다”고 전했다.
그는 건강한 신체에서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격언을 실천했다.
대부분의 수험생들이 그렇듯이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를 참으며 가혹하게 자신을 채찍질하기 보다는 일반 직장인이나 학생들처럼 스트레스를 풀었다.
그의 생활에서 또 하나의 특징은 ‘아침형 인간’이 성공한다는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았다는 것이다.
사람마다 모두 집중이 잘 되는 시간은 따로 있는 것이 어찌 보면 당연한데, 우리는 지나치게 ‘아침 일찍’이라는 단어에 얽매이고 사는 지도 모른다.
‘아침형 인간’이란 존재는 아침 일찍 일어나면 타인의 눈에 부지런해 보이기 때문에 만들어진 함정이 아닐까? 생활 계획표를 짤 때 가장 명심해야 할 것은, ‘나 자신을 아는 것’이다.
백 이면 백, 억 이면 억, 사람마다 생체 리듬이 다른 것이 당연하다.
합격한 사람의 생활계획표랍시고 이를 그대로 따라 하는 것만큼 어리석은 것이 없다.
나에게 가장 적절한 수면 시간이 몇 시간인지, 하루 중 어느 때 가장 집중이 잘 되는지, 공부를 할 때 도서관이 편한지, 집이 편한지, 이 모든 것은 사람마다 당연히 다른 법이다.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계획표를 세우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지만, 합격한 다른 사람의 계획표를 보고 그대로 참고하는 것은 현명한 행동이라고 할 수 없다.
인생에 정답은 없다.
이정표도 없다.
합격을 하는 가장 쉬운 법은 남이 가는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다. 나 자신이 길을 직접 만들고 그 길을 걸을 때 단 한 순간도 두리번거리지 않고 꿋꿋하게 전진하는 것이리라. 다른 사람이 따라간 길을 그대로 따라간 사람은 조직에서도 원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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